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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피한 식자재마트, 골목상권 포식자 됐다

대형마트 줄줄이 문 닫는 사이

장보고식자재마트·세계로마트·마트킹 사상최대 매출

소상인들 "제도적 허점 막아야"


경기도 파주시 장곡리에 있던 농협 하나로마트는 2019년 3월 폐업했다. 시설이 노후화 되고 상권이 열악해 계속 적자가 누적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곳에 식자재마트가 들어와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농민식자재마트 파주점은 주차장을 완비하고 건물을 리모델링 한 뒤 대규모 할인행사를 통해 손님들을 끌어모았고 현재는 지역 상권의 중심이 됐다.

사진 설명




이처럼 골목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유통산업발전법의 규제를 피해 지역 곳곳으로 파고들고 있는 주요 식자재마트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대형마트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식자재마트들이 오히려 ‘규제의 혜택’을 받으며 급성장하는 모습이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식자재마트 세계로마트는 지난해 1,237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매출 1,000억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2019년 매출(989억원) 대비 25% 늘어났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6% 증가한 52억원을 기록했다. 서울 방학동, 정릉동과 경기도 김포, 성남, 광명 등 7개 매장을 가지고 있는 세계로마트는 2012년 당시만 해도 500억원대 매출을 보였는데 규제 사각지대를 틈타 10년 사이 배 이상 외형이 커졌다.

국내 최대 식자재마트 중 하나인 장보고식자재마트 역시 지난해 3,77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0% 가량 성장했다.

경기도 수원, 화성시 등 에서 운영 중인 대형 식자재마트 '마트킹'은 지난해 매출 49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수치로 창립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이다. 영업이익 역시 4% 오른 50억 원을 기록했다.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식자재마트 '엘마트' 역시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 늘어난 404억 원이었다. 영업이익도 1억 원에서 11억 원으로 뛰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오프라인 소형 슈퍼마켓 매출은 소폭 감소한 반면 대형 식자재마트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실제 전국 65만 자영업자의 매출 관리 서비스를 하는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슈퍼마켓 업종의 4분기 평균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0% 안팎 수준에 그쳤다.

식자재마트의 사상 최대 실적은 대형마트 규제의 가장 큰 혜택을 입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식자재마트는 유통산업발전법상 대형마트 규제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형마트는 전통시장 반경 1km 이내 입점 제한이나 월 2회 의무휴업, 24시간 영업금지와 같은 규제를 받지 않는다. 대형마트 규제에 따른 혜택을 고스란히 식자재마트가 가져간 것이다.

식자재마트가 상권을 장악하자 오히려 대기업 계열 마트들은 줄줄이 폐점 신고를 하고 있다. 마트킹의 주요 영업지역인 수원, 화성에 있는 롯데마트(영통점)는 지난해 폐점을 최종 결정했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유통산업발전법에 대한 개정 논의가 나오는 것은 이런 영향을 받은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소형 마트를 운영하는 임원배 슈퍼협동조합 회장은 "금리가 저렴해 일부 사람들이 대규모 대출을 통해 각 지방 거점에 식자재마트를 경쟁적으로 출점하고 있다"며 "대기업이 오프라인 대형마트보다 온라인에 집중하는 빈틈을 타고 대형 식자재마트들이 지역 상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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