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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화는 단 하나뿐인 예술품…김수환 추기경도 즐겨 신었죠”

◆수제화 장인 김택규 알퐁소 대표

50년 제작···국산 고급소재만 써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유명인 선호

수제화 장인 김택규 알퐁소 대표가 수제화 제작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제가 만든 수제화가 유명세를 타니 몇몇 기업에서 찾아와 ‘신발을 대량 생산해 수제화 전문점 알퐁소를 유명 브랜드로 키우자’고 제안했지만 거절했죠. 이곳에서 직접 제 손으로 만든 수제화만을 찾는 단골들이 먼저 떠올랐기 때문이죠.”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서 수제화를 만들고 있는 수제화 장인 김택규(87) 알퐁소 대표는 자신이 만든 신발을 신고 만족해하는 고객의 모습을 보는 게 가장 큰 즐거움이다. 54년째 수제화를 만드는 그의 단골은 정치인, 연예인, 종교계 인사 등 다양하다. 전두환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수환 추기경이 김 대표가 만든 신발을 즐겨 신었다. 염수정 추기경도 그의 고객이다. 유명인들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 가운데서도 김 대표의 수제화만 찾는 이들이 많다.

수제화의 장점은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신발, 그리고 편안함이다. 김 대표는 “사람의 왼발·오른발은 사이즈가 약간씩 다르고 발볼의 크기도 다양해 시중에 나오는 신발을 불편해 하는 사람이 많다”며 “수제화는 신는 사람의 발모양은 물론 체형, 발의 쏠림, 평소 걷는 자세, 무게중심 등을 계산해서 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만드는 신발은 수제 등산화지만 너무 편하고 가볍다보니 사용범위가 등산화에만 국한되지 않고 일상생활용으로 신는 이들도 많다.

수제화 장인 김택규 알퐁소 대표가 수제화를 제작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국내 최고의 수제화 장인으로 평가 받는 김 대표의 수제화가 50년 넘게 인기를 끈 비결은 가벼움과 편안함, 그리고 가격 때문이다. 수제화 제작에 있어 김 대표의 신념 중 하나가 국산 고급 재료만을 쓰는 것이다. 단 수입산이 하나 있다. 바로 밑창이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비브람’ 밑창을 쓰는데 이 제품은 그야 말로 명품”이라며 “정확한 치수를 재고 최고의 재료를 써야 품질 좋은 수제화가 탄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십수년 전부터 수제화 가격을 올리지 않고 있다. 그의 명성과 수제화의 품질, 물가상승 등을 감안하면 알퐁소의 수제화는 다른 수제화에 비해 가격이 싸다고 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몇 년이 지나도 무료로 애프터 서비스를 해준다. 다만 밑창갈이는 약간의 비용을 받는다. 김 대표는 “가격을 올리지 않는 것은 단골들 때문인데 가격동결은 꾸준히 알퐁소를 찾아주는 고객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기도 하다”며 “신발도 소모품이니 신을수록 닳아지고 망가진다. 수제화를 팔았으면 수선까지 책임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알퐁소에서는 김 대표와 그의 둘째아들 김문석씨가 함께 수제화를 제작한다. 첫째 아들 김종수씨는 산악자전거 수입업체인 ㈜알퐁소를 운영하고 있다. 가업을 이어 받은 차남에게 김 대표가 항상 강조하는 것은 ‘진품’이다.

그는 “TV에서 도자기 장인을 보면 구워낸 도자기가 조금이라도 맘에 안 들 경우 가차 없이 깨서 버리는데 신발도 그런 정신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수제화도 예술품이라고 생각하고 진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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