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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정책
성난 민심에 '징벌적 과세' 낮추나···1주택자 종부세율 한시 인하 만지작

당정 '세금카드' 검토

재산세·양도세 완화 추진

정치적 효과 극대화 위해

대선 앞두고 시행 가능성

오세훈 서울시장이 임기를 시작한 8일 서울 은평구 한 아파트 외벽에 선거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성난 부동산 민심을 확인하며 여당과 정부가 징벌적 과세 정책에 손을 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 서울 서초구와 세종시를 비롯해 전국에서 공시가격 폭등에 대한 역대급 이의신청이 쏟아지고 오는 11월 종합부동산세 폭탄 고지서를 받아들면 부동산 증세에 따른 여론 악화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종부세 기준선인 고가 주택 기준을 공시가 9억 원에서 12억~15억 원으로 높이고 1주택자에 대해 한시적으로 종부세 세율을 낮추는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유력해 보인다. 다만 여당이 정치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추진 시기를 연말 또는 내년 3월 대선 직전으로 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정부는 투기 수요 억제, 실수요자 보호, 불공정거래 근절 등 부동산 정책의 큰 틀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부동산 정책 실패로 4·7 재보궐선거에 완패한 상황에서 현 기조가 대선이 치러지는 내년까지 이어가지는 못할 것을 보인다. 정책 변화가 없다면 종부세·재산세 등 보유세는 매년 대폭 오르게 된다. 올해부터 종부세율은 1주택자와 2주택 이하의 경우 0.5~2.7%에서 0.6~3.0%로 높아졌고 조정대상지역 및 3주택 이상은 0.6~3.2%에서 1.2~6.0%로 크게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 공시가 역시 평균 19% 뛰었고, 70% 이상 급등한 지역도 속출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지난해 90%에서 95%로 오른 데 이어 내년에는 100%가 된다. 집값이 떨어져도 세금이 늘어나는 구조가 고착화된 셈이다.

여당 입장에서는 부동산 정책 전환을 정치적 탈출구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가장 먼저 손을 댈 것으로 보이는 부분은 종부세를 부과하는 기준인 고가 주택 9억 원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1억 원에 이를 만큼 집값이 크게 올랐는데도 지난 2009년 이후 12년째 같은 기준을 유지하고 있어 12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상향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는 지적이 많다. 실수요자 보호 측면에서 1주택자의 종부세율을 인하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1주택자에 대한 공제를 확대하는 방법도 있으나 올해 최대 공제 한도를 70%에서 80%로 높였기 때문에 실효성이 크지 않다. 그렇지만 부동산 투기 세력으로 꼽히는 다주택자의 세율까지 인하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공시가 상승에 따른 재산세 부담 완화도 검토 대상이다. 올해 정부는 공시가 6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 재산세 등을 3년간 감면해줬으나 공시가 현실화 로드맵에 따른 내년 인상 폭을 고려하면 감면 기준을 9억 원까지 조정하는 안도 유력하다. 다주택자의 퇴로를 열어주기 위해 양도세 중과 강화(65%→75%)를 한시적으로 늦추는 방안도 카드 중 하나다.

징벌적 부동산 세제에 대한 유턴이 부동산 수익은 불로소득이라는 이념적 틀에 갇힌 여당 핵심 지도부들의 반대를 넘어설지는 미지수다. 여기다 조세정책의 안정성을 내세우는 기획재정부의 반대에도 부딪힐 수 있다. 2월 국회 조세소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1세대 1주택에 대한 종부세 부담 완화에 공감대를 이뤘으나 기재부가 반대해 무산됐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시가 현실화로 재산세·종부세 부담이 굉장히 커졌기 때문에 1주택자를 대상으로 세율을 낮출 것”이라며 “올해는 예정대로 부과하고 대선 직전 정치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변화를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황정원 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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