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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통일·외교·안보
文, 국제재판 제소 검토 지시했지만...외교부는 "피해 입증 어렵다" 결론

日 오염수 방류까지 2년이나 남아

분명한 손해·손실발생 입증 불가능

결국 외교적 압박외엔 대안 없을듯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규탄' 진보당 정당 연설회에서 김재연 상임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21.4.15 jin90@yna.co.kr (끝)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정부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과 관련해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검토를 지시했으나 외교부에서 제소가 어렵다는 결론을 이미 낸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는 대통령 지시가 내려온 이상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인데 ‘국제 소송 시나리오’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정부는 소송 대신 외교전을 통해 일본을 압박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일본의 오염수 방류 관련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를 검토한 뒤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직자는 “2019년과 2020년에 국제 소송을 검토했는데 입증책임 등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불가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제해양법재판소가 제소 국가에 피해 사실을 입증하도록 요구하는데 일본 정부가 아직 오염수를 방류하지 않은 만큼 손실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반적으로 방사능이 인체에 해롭다’와 같은 자료로는 부족하다”며 “일본과 한국 해역의 거리, 해류의 방향 등 구체적인 상황에서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 이후 우리나라 인근 해양에서 동식물과 인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밝히는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이 국제 사법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도 소송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이유로 지목된다. 일본이 국제 여론전에 워낙 정평이 난 국가인 만큼 제소하더라도 승소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은 지난 13일 각료회의에서 오염수 방류를 결정하기에 앞서 미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해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낸 바 있다. 미국 국무부는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해 “일본이 투명하게 결정했으며 국제적으로 수용된 핵 안전 기준에 따른 접근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표명했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이와 관련해 “일본은 국제분쟁 준비에 들이는 예산과 시간, 전문가 초빙 및 자료 준비가 워낙 철저하기에 100%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제분쟁으로 끌고 가면 승소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또 일본이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방사성물질을 희석하는 정화 장치인 다핵종제거설비(ALPS) 성능에 대해 “기술적 성능에 문제가 없다”는 회신을 받은 점도 국제 소송에서 부담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외교부는 소송 카드를 검토는 하되 외교적 설득과 압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실제 방류까지 2년가량 남았는데 외교의 시간인 것 같다”며 “태평양 연안국들과의 공조로 이슈를 공론화해 일본을 압박하고, 그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당연히 사법적 판단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훈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열린 NSC 상임위원회도 국제사회와 협력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김혜린 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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