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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보다 젤리가 나쁘다니…영유아 구강검진의 교훈 [서지혜 기자의 건강한 육아]

초콜릿, 탄산음료보다 젤리가 충치유발지수 높아

양치보다 간식 관리가 치아 건강에 더 중요

불소 치약 ‘쌀 한 톨’ 크기면 삼켜도 안전…SLS 등 성분 유의해야

영유아 양치는 눕혀서…치실 습관화 권유





지난 주 이제 막 생후 30개월이 되려고 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영유아 구강검진을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의 첫 번째 치과 방문이었죠. 코로나19 여파로 병원에 가는 횟수를 최소화 해야 했고, 소아과 방문에 비해 치과 치료를 좀 더 소홀하게 생각한 영향도 있습니다.

다행히 아이들은 29개월짜리 답지 않게 치료용 침대에 누워 작은 입을 벌리고 천장에 붙은 뽀로로를 감상하며 순조롭게 치료를 마쳤습니다. 검진이 끝나고 선생님은 “치아 상태는 양호한데요, 혹시 아이들이 젤리나 초콜릿 같은 것들을 먹나요?”라고 물었습니다.

“비타민 젤리는 먹이고, 초콜릿, 사탕은 안 먹여요”

자신있게 대답하는 저에게 의사 선생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님, 젤리가 더 나빠요”

이에 달라붙는 끈적끈적 젤리, 충치 유발지수 높아


왜죠? 그간 초콜릿을 먹이지 않고 버틴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껴 온 제게는 당황스러운 정보였습니다. 설탕이 많이 함유된 초콜릿, 사탕보다 비타민이 포함된 젤리가 더 안 좋다니. 그 유명한 ‘곰돌이 젤리’를 먹인 것도 아닌데 말이죠. (물론 치과 의사 선생님게서 치아 건강에 관련해 말씀하신 조언입니다.) 선생님은 “젤리는 끈적끈적해서 치아에 잘 달라붙어 양치하기 어렵기 때문에 초콜릿보다 오히려 안 좋을 수 있어요”라고 설명하셨습니다.

실제로 대한치과의사협회에서 발표한 음식별 충치유발지수 조사에 따르면, 초콜릿의 충치유발지수는 15로 인절미(19)나 도넛(19) 등 이에 잘 달라붙는 음식보다 낮습니다. 또한 비스켓과 과자류는 27, 젤리는 46으로 가장 높은 충치 유발 지수를 나타낸다고 합니다. 젤리의 충치유발지수는 조사된 음식물 중 가장 높았는데요, 캐러멜(38)보다 높다고 해요. 음료 중에는 탄산음료(10)보다 요쿠르트(14)가 더 높습니다. 당이 많거나 입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고, 가공된 음식일수록 충치 유발 지수가 높은 셈입니다.

오히려 ‘괜찮겠지’생각하는 음식일수록 충치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백영걸 유디치과 용인동백 대표원장은 이에 대해 “충치를 유발하기 쉬운 간식은 단맛에 한정되지 않고 끈적끈적하고 찌꺼기가 치아 사이에 달라붙기 쉬운 과자, 젤리 등”이라며 “치아 건강을 생각한다면 간식을 먹는 횟수를 줄이고 탄산, 요쿠르트보다 우유나 과일즙을 먹는 게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불소 치약 ‘쌀 한톨’ 크기면 삼켜도 안전…성분 유의해야


전문가들은 영유아에게 중요한 건 양치보다 간식관리라고 하는데요, 젤리, 고구마, 인절미 등 간식을 먹이지 않고 육아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양치를 잘 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첫 양치를 시작하려고 하면 부모님들은 동공이 흔들립니다. 치약 종류가 너무 많거든요. 그리고 불소 치약을 써야 충치를 예방할 수 있다는데, 아이가 어려 불소를 삼켜버릴까봐 함부로 도전하기 어려운 게 우리의 육아 현실입니다.

최근 많은 전문가들은 보다 일찍 불소가 함유된 치약을 사용하라고 권하는 추세입니다. 연세웰키즈치과 수원광교점 김승혜 원장(아주대학교 소아치과 교수)은 유튜브 ‘연세웰키즈치과소아치과이야기’에서 “세계적으로 뱉어낼 수 있는 시기보다 좀 더 일찍 불소 치약을 사용하라고 권하는 게 추세”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뱉어낼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잖아요. 저희 아이들 역시 불소 치약을 사용하는데 갑자기 꿀꺽 삼켜버리고 “먹었따!”라고 소리치곤 합니다. 그러면 부모의 마음은 약품을 삼킨 것 마냥 ‘철렁’합니다.

불소 치약을 삼켜도 괜찮은 걸까요? 김 원장은 “불소 치약의 용량은 6개월 아이에게 사용해도 안전한 만큼으로 계산돼 있다”며 “쌀 한톨 크기의 용량만 사용하도록 했기 때문에 용량만 잘 지켜주면 좋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좀 더 [건강한 육아]를 위해선 치약의 성분을 살펴보길 권하는 의사 선생님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기사를 준비하며 저희 아이들이 현재 사용하는 치약에 계면활성제인 ‘SLS(소디움 라우릴 설페이트)’라는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는데요, 이 성분은 화장품 유해 성분을 나누는 EWG의 ‘그린등급(낮은 유해성분)’으로 지정된 비교적 ‘좋은 계면활성제’이지만 유해성 논란이 있는 피부자극제인 만큼 가능하면 ‘SLS 프리’ 성분의 치약을 권합니다.



영유아 양치는 무릎에 눕혀서, 치실도 습관화해야


검진이 끝나고 나오는 길에 치과에서 영유아 구강관리와 관련한 교육을 받았는데요, 여기서 저는 또 새로운 사실을 배웠습니다.

첫째, 의사 선생님께서는 “4세 정도까지는 부모님께서 아이를 무릎에 눕히고 손으로 입을 벌려서 어금니 옆면까지 꼼꼼하게 양치해주는 게 좋아요”라고 말했습니다. 어금니 옆면은 서서 양치해주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둘째, 어른들은 치석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양치질을 위아래로 하는데요, 아이들의 경우에는 치아를 둥글게 문지르는 정도로 관리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셋째, 많은 치과 의사 선생님들은 영유아 시기부터 ‘치실’ 사용을 생활화 하길 권합니다. 치아와 치아 사이에 이물이 끼기 쉽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치아는 작기 때문에 칫솔만으로는 충분히 관리하기 어려운 만큼 1일 1회 이상의 치실 사용이 필요합니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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