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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무안]남도 갯벌 내음 그리워 백로, 왜가리도 다시 찾아왔구나

철새 서식지 연못 한바퀴 돌며 '생태관광'

톱머리해수욕장·갯벌 해송 숲 '한폭 그림'

밀리터리·전통생활 테마파크도 재미 쏠쏠

용월리 백로·왜가리 집단 번식지. 해마다 3~4월이면 동남아에서 월동한 백로와 왜가리가 이곳을 찾아 번식하고 10월께 다시 동남아로 날아가는 곳이다.




무안군은 우리나라 최대의 양파 산지다. 몇 해 전 무안군을 찾았을 때는 마침 양파 수확철이었다. 마침 그해는 양파가 대풍이라 포장도로 옆 밭에는 그물망에 담긴 양파가 성벽처럼 쌓여 있었고 도로 위로는 양파를 실은 대형 화물 트럭이 씽씽 달렸다. 이번에는 양파 수확철보다 약간 앞섰는지 들판은 양파 대신 청보리로 뒤덮여 있었다.

무안에 진입하니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낙조가 좋다는 톱머리해수욕장의 솔숲 깊숙히 들어가 차를 세우고 내려보니 바닷물은 안보이고 대신 젖은 갯벌 위에 석양이 반사돼 튕겨 나왔다.

톱머리해수욕장의 낙조 전경. 썰물 때라 드러난 갯벌 위로 석양이 비추고 있다.


무안읍 서쪽 8㎞ 지점에 위치한 톱머리해수욕장은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간조 때 펼쳐지는 갯벌과 보호림으로 식재된 해송 숲이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2㎞ 길이의 백사장을 따라 횟집들이 줄지어 있는데 비수기라 문을 연 집은 한두 곳뿐이고 대신 짙푸른 솔숲만이 객을 반겨줬다. 톱머리해수욕장은 교통편이 편리해 여름철에는 가족 단위 피서객이 많이 찾고 돔과 숭어 등 어족이 풍부해 낚시꾼들의 발길도 이어지는 곳이다.

다음 날 아침부터 향한 곳은 식영정(息營亭)이다. 식영정은 한호 임연(1589~1648)이 1630년 무안에 낙향해 강학(講學)을 위해 지은 정자다. 앞으로 굽이치는 영산강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뤄 시인과 묵객들이 즐겨 찾았다는 곳이기도 하다. 식영정은 임연의 증손인 노촌 임상덕 등이 대를 이어 교류 공간으로 활용하다가 허물어진 것을 1900년대 초반에 중건했다고 한다. 함께 간 조기석 문화관광해설사는 “영산강 하구언 공사 이후 지금은 일대가 들판이지만 이전에는 바닷물이 들어와 상괭이(돌고래)들이 몰려 다니던 곳”이라며 “궁예의 총애를 받던 왕건이 견훤을 맞아 싸웠고 명량대첩 이후 이순신이 수영(水營)을 물린 후에는 김충수 장군 등이 몰려드는 왜군과 맞섰던 격전지였다”고 설명했다. 팔작지붕 단층 기와집인 식영정 아래에는 노란 유채꽃밭이 주단처럼 펼쳐져 삼삼오오 몰려다니는 나들이객을 맞고 있다.



생태 관광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상동마을 백로·왜가리 집단 번식지도 들러볼 만하다. 해마다 3~4월이면 동남아에서 월동한 백로와 왜가리가 이곳을 찾아 번식하고 10월께 다시 동남아로 날아가곤 한다. 마을 앞 청용산에는 4,000여 수가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는데 조 해설사는 “연못 가운데 있는 섬이 명당이라 먼저 온 새들이 이곳을 차지한다”고 했다. 전망대가 따로 설치돼 있지만 사람들이 해코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아는지 새들은 사람이 가까이 접근해도 관심이 없다. 한곳에서 탐조하는 것보다 연못 둘레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이 다양한 조망을 할 수 있어 좋다.

옥만호 전 공군참모총장이 처음 조성한 밀리터리테마파크.


특이한 볼거리로는 밀리터리테마파크가 있다. 공군 참모총장을 지낸 옥만호 장군이 건립한 호담항공우주전시관에서 이름을 바꾼 것이다. 6만여㎡ 규모에 실물 항공기 12대와 전차·장갑차를 비롯해 다양한 무기와 전사(戰史)가 전시돼 있다. 전시관 내부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을 비롯해 세계 항공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각종 자료가 전시돼 있어 체험 학습장으로 인기가 있다.

무안군이 폐교를 재생해 만든 전통생활 문화테마파크. 1960~1970년대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전통생활 문화테마파크에서는 시간을 거슬러 과거로의 여행을 떠날 수 있다. 폐교된 몽탄남초등학교를 재단장해 1960~1980년대 복고풍 생활 양식을 재생해 놓은 곳으로 당시의 거리 모습과 생활상을 그대로 재현해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불러 일으키고 젊은이들에게는 옛 생활상을 보여준다. 도시락이 쌓여 있는 석탄 난로, 불량 식품, 문구류부터 옛 거리를 살펴볼 수 있는 VR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전시돼 있다. /글·사진(무안)=우현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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