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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입담' 미국서도 통했다? NYT, "오스카 최고 수상 소감"

"몹시 딱딱한 시상식에 뜻밖의 선물"

"英 이어 美에도 '희극적 에너지' 선사"

오스카 시상식 후 특파원 간담회에선

"내 입담은 오래 살았다는 데 있다"

배우 윤여정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연합뉴스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의 수상 소감(Best All-Around Acceptance Speech)’을 내놓은 배우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은 윤여정을 꼽았다.

NYT는 26일(현지시간) ‘2021 오스카 최고와 최악의 순간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날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참석자들이 보여준 패션과 발언 등을 평가했다.

NYT는 먼저 윤여정이 지난 12일 열렸던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을 당시 “매우 고상한 체 하는(very snobbish) 사람들로부터 상을 받게 돼 뜻 깊다”는 재치 있는 소감을 내놨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신문은 윤여정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비슷하면서도 더 큰 희극적 에너지를 불어 넣었다”고 평가했다.

윤여정은 오스카 수상 당시 무대에 오르자마자 자신의 이름을 호명한 브래드 피트를 향해 “드디어 당신을 만났다. 우리가 털사에서 영화를 찍을 때 어디에 계셨냐”는 농담을 건네면서 무대 위 긴장감을 단번에 풀어 버렸다. 브래드 피트는 영화 ‘미나리’의 제작사인 플랜B 설립자이자 배급사 A24의 대표다.

배우 윤여정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 오스카 트로피를 들고 브래드 피트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NYT는 윤여정이 함께 후보에 오른 다른 배우들에게 보여준 겸손의 인사와 두 아들을 향한 사랑 표현에서도 진심과 유머가 담겨 있었다고 평가했다.

싱글맘이자 워킹맘으로서 살아온 윤여정은 “두 아들이 항상 내게 일을 하러 가라 했다”며 “이 모든 게 엄마가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아들들아, 고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후보들에게는 “각자의 영화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했기에 경쟁을 했다고 할 수 없다. 내가 운이 더 좋아서 이 자리에 있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 배우에 대한 미국식 환대인가요”라는 발언을 더하기도 했다. NYT는 “몹시도 딱딱했던 시상식에서 윤여정은 뜻밖의 선물이었다”고 호평했다.

배우 윤여정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 오스카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앞서 '고상한 체하는 사람들'이란 윤여정식 유머에 즐거워 했던 영국 언론들은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 소감에 다시 한번 후하게 평가했다. 영국 더 타임스는 “윤여정은 올해 영화제 시상식 시즌에서 우리가 뽑은 공식 연설 챔피언”이라며 “이번에도 최고의 연설을 했다”고 평했다. 또 스카이뉴스는 윤여정이 또 멋진 연설을 했다며 “우리를 '‘고상한 체하는 사람들’이라고 한 윤여정의 수상 소감을 듣고 싶다는 이유 만으로 오스카상 수상을 바랐고, 역시 우리를 실망하게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제93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자인 윤여정, 남우조연상 수상자인 대니얼 칼루야,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프랜시스 맥도먼드./EPA연합뉴스


한편 평소 젊은 팬들이 더 열광하는 입담과 유머 센스를 자랑해온 윤여정은 이날 시상식 후 한국 취재진과 가진 별도 간담회에서도 다시 한번 본인 특유의 감각적 인사를 팬들에게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윤여정은 시상식 직후 로스앤젤레스 총영사 관저에서 특파원단과 기자 간담회에서 국민에 전하는 말을 들려 달라는 질문을 받은 후 “(국민들이) 너무 응원하니 너무 힘들어서 눈에 실핏줄까지 터졌다”고 말했다.

또 윤여정은 “내가 상을 타서 보답할 수 있어서 정말 너무 감사드린다. 축구 선수들의 심정을 알겠다”며 “2002년 월드컵 때 (선수들의) 발을 보고 온 국민이 난리를 칠 때 (선수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태어나서 처음 받는 스트레스였다”고 전했다.

입담이 좋은 이유에 대해서는 “ 내가 오래 살았다는 데 있다”며 “좋은 친구들과 수다를 잘 떤다”고 답했다.

경쟁에 대한 불편함도 넌지시 표현했다. 윤여정은 ““나는 최고, 그런 거 싫다. 경쟁을 싫어한다”며 “1등 되는 것 하지 말고 ‘최중’(最中)이 되면 안 되나. 같이 살면 안 되나”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아카데미가 전부는 아니지 않나. 동양 사람들에게 아카데미 벽이 너무 높다”며 “최고가 되려고 하지 말고 ‘최중’만 하고 살자. 그럼 사회주의자가 되려나”라며 웃었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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