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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권력집중, 한국 민주주의에 위협"

최장집 교수, 제주연구원 개원 24주년 특별강연

"진보·보수간 세력 균형 붕괴로

협약 민주주의 해체·갈등 증폭

대통령 집중 권력 구조 바꾸고

한미동맹 축으로 대북정책 짜야





“우리 정치의 문제가 표면적으로는 진보-보수간 갈등으로 지적되지만 근본적 원인은 대통령 중심의 권력집중에 있습니다. 대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시민사회의 자율성을 높이려면 대통령으로의 권력집중 구조를 바꿔야 합니다”

진보성향의 원로 정치학자인 최장집(78·사진) 고려대 명예교수는 7일 제주연구원 주최 ‘개원 24주년 기념’ 특별 강연에서 “권력의 집중·독점화는 결국 진보-보수 정당간의 균형과 타협도 어렵게 만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 민주주의의 진단과 전망’을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에는 원희룡 제주지사, 김상협 제주연구원 원장, 이상봉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최 명예교수는 강연에서 현재 집중된 권력구조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양 진영간 갈등이 극대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금은 대의 민주주의라는 헌법 정신의 구현에는 신경 쓰지 않고 오직 대통령 권력구조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말하는 한국 민주주의의 근본 원리는 정당간의 균형과 견제다. 특정 정당의 이념 구현이 민주주가 아니며, 진정한 민주주의는 진보-보수 정당간 지리한 협상과 타협을 통해 반대편의 입장도 수용해 혼합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 정당들은 같은 정치견해에 감성적 급진주의가 결합돼 상대방과 강도 높은 갈등을 빚어온 게 문제”라며 “진정한 민주주의는 타협과 협약으로부터 나오며 일방적 이념추구는 민주주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협약에 의한’ 민주주의가 ‘광화문 촛불집회’이후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 세대에 걸쳐 민주주의의 규범과 제도를 축적하는 과정인데도, 집권세력은 보수가 기여하고 이룩한 성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협약에 의한 정치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려고 한다면 필연적으로 갈등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며 “선거를 통해 교차집권이 되면 몰라도 장기집권 형태로 간다면 아주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최 교수는 “좋은 민주주의는 좋은 정당들이 좋은 정책대안을 가지고 선거를 통해 경쟁하고, (대안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을 때 그에 대한 책임을 묻고 다음 정당에 물려주는 평화적인 정권교체가 순조롭게 제도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 정부가 과거와 다른 접근방식을 선택하고 있는데, 국제관계에서 나타나는 제약을 인정해야 한다”며 “전통적인 한미동맹을 축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정책과 운영방식의 변화도 주문했다. 그는 “이젠 국가 경제규모에 맞게 대기업 중심의 경제단체가 정부에 정책제안을 하는 자율적 구조로 바뀌어 한다”고 덧붙였다.

/박현욱 기자 hw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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