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정치활동 재개 인사로 묶인 것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홍 의원은 지난해 총선으로 이미 정계에 복귀했는데 본인을 공천 배제했던 21대 총선 당시의 당 대표인 황 대표와 싸잡아 ‘정계 복귀’ 인사로 거론된 것에 대해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10일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이 자리에서 홍 의원이 복당 선언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洪 “난 황교안 막장 공천의 피해자”
“黃과 묶는 건 참 고약한 왜곡보도”
“黃과 묶는 건 참 고약한 왜곡보도”
홍 의원은 지난 8일 밤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지난 막장 공천의 피해자이고 황교안 전 대표는 가해자인데 왜 일부 언론은 한데 묶어서 보도를 하는지 참 그 의도를 알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 의원은 “나는 이미 지난 총선 때 당선돼 현실 정치를 시작한지 1년이 넘었다”며 “이길 수 있었던 지난 총선을 참패하고 이제사 정치 재개하는 황 대표를 비난하면서 왜 나를 끌어 들이는지 참 고약한 일부 언론의 왜곡 보도”라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최근 당 초선인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말이 오해를 낳았다고 진단했다. 조 의원은 지난 4일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3월 대선을 이끌 당 지도부 경선을 앞두고 당 대표였던 분,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혔던 분 등이 본격적인 활동 재개를 희망하고 있다”며 “지난주 치러진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당내 의원들에게 특정 후보를 당부했다는 설(說), 말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말씀을 간곡히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홍준표 “난 원내대표 선거 관여 안 해”
조수진 지칭 ‘대선주자’ ‘김무성’ 암시
조수진 지칭 ‘대선주자’ ‘김무성’ 암시
이에 대해 홍 의원은 “며칠 전 조수진 의원께서 찾아와 하시는 말씀이 황 대표와 그 한참 전에 당 대표를 했던 사람을 지칭하면서 그 분들이 원내대표 선거에 개입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했다”며 “원내대표 선거에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은 저에겐 전혀 비난한 바도 없었다는데 일부 언론은 저를 실명으로 거론했다”고 설명했다.
당 대표였던 분은 황 전 대표다.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혔던 분은 본인이 아닌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수정당의 대표급 인사는 새누리당이던 2016년 김무성 대표에 이어 이정현 대표였고 탄핵 정국 이후에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였다.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변경한 뒤에는 홍 의원이 당 대표를 했고 2018년 지방선거 패배 뒤에는 김병준 비대위 체제가 들어섰다. 2019년 2월에는 전당대회를 통해 황교안 대표를 뽑았다. 당명은 미래통합당으로 다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지난해 4월 21대 총선 패배를 책임지고 사퇴했다. 이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들어섰고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개명했다.
이 가운데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혔던 분’은 홍 의원과 황 전 대표, 김무성 전 대표다. 황 전 의원과 홍 의원을 빼면 김 전 대표만 남는다. 김 전 대표는 2015년 차기 대선주자 1위에 오르기도 했고, 지난달 당 원내대표 선거기간에는 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렸다는 소식이 나오기도 했다.
10일 기자회견 “신고하러 간다”
홍준표, 복당 문제 정면돌파 태세
홍준표, 복당 문제 정면돌파 태세
홍 의원은 “황교안과 묶지 말라”는 취지로 쓴 페이스북 글을 삭제한 상태다. 대신 10일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홍 의원이 21대 국회에 무소속으로 들어오고 처음으로 갖는 기자회견인 만큼 복당·합당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이 나올지 주목된다.
국회에 따르면 홍 의원은 10일 오전 11시 40분 ‘정치 현안 관련 입장 표명’이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예약한 상태다. 홍 의원은 전날 오후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1년 동안 소통관에 한번도 못 가 봤다. 그래서 기자들에게 신고하러 간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어떤 내용을 말할 예정이냐’는 질문에 “바른 소리를 하려고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홍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공천이 어려워지자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국민의힘 내에선 홍 의원의 복당을 두고 찬반 여론이 팽팽한 상황이다. 이에 홍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복당 문제를 정면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홍 의원은 지난 7일 “지금 야당이 곤경에 처하고 있는 것은 지난 탄핵때 분열했기 때문”이라며 “개인적인 호오(好惡)는 이제 접어야할 때다. 합심하여 모두 안고 정권교체의 큰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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