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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바이오株 흔드는 정부

양사록 증권부





“부인 공시를 했지만, 시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위탁 생산을 할 거라고 믿으니 하락장에서 5%나 오른 것 아니겠습니까.”

지난 12일 국내 증시는 코스피가 1.46% 하락하며 이틀 내리 조정을 받았다. 외국인이 2조 원 넘게 순매도한 것과 삼성전자가 4개월여 만에 8만 원 선이 깨진 것도 화젯거리였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화이자 위탁 생산 해프닝’이다. 한 매체가 개장 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오는 8월부터 화이자 백신을 위탁 생산한다고 보도했고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 소식이 사실인지,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집중됐다. 삼성바이오 측은 “해당 기사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시했지만 주가는 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지인 중 한 사람은 부인 공시를 했지만 큰 방향성은 위탁 생산이 맞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냐며 의견을 묻기도 했다. 결과는 두고 봐야겠지만, 시장 혼란과 실제 주가에 영향을 가져온 셈이다.

문제는 시작이 ‘정부 고위 관계자의 입’이었다는 점이다. 정부 관계자의 입이 시장에 혼란을 초래한 것은 처음도 아니다. 앞서 지난달 중순 정부에서 국내 한 제약사가 오는 8월 다국적 제약사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제약사의 이름과 생산할 백신 종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은 해당 기업 찾기에 들어갔고 GC녹십자와 SK바이오사이언스·에스티팜·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의 주가가 크게 들썩였다. 일부 회사는 황급히 홈페이지에 이를 부인하는 공지를 올렸지만 주가에는 이미 반영된 뒤였다.



코로나19 국면 이후 여러 바이오 업체가 치료제·백신 개발 기대로 주가가 급등락하는 과정을 거쳤다. 변덕스런 투심이 훑고 간 기업엔 소수의 차익을 거둔 주주와 이보다 더 많은 손실을 본 주주들이 남는다. 코로나19 테마가 쓸고 간 종목의 온라인 토론방에는 ‘정부가 세력’이라는 비아냥이 넘친다.

시장은 생물과 같다고 한다. 그만큼 예민하고 변덕이 심하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치료제의 성패와 백신 위탁 생산 여부에 따른 주가 등락은 피할 수 없겠지만 정부 관계자가 불필요한 언동으로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것은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일이다. 조금 더 세심하게 시장을 배려할 때다.

/양사록 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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