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IVI) 사무총장은 19일(현지시간) 한국이 아시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제조 허브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날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토머스 번 회장과 온라인 대담에서 '한국이 6∼9개월 내로 코로나19 백신의 아시아 제조 허브가 되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췄느냐'는 질문에 "짧게 답하면 '예스'"라고 말했다. 코리아소사이어티가 '한국을 통해 배우는 코로나19 레슨'이라는 주제로 마련한 6번째 프로그램에서 김 사무총장은 2009년 신종플루 사태 이후 한국 정부가 2025년까지 백신 자급률을 80%로 끌어올리는 자체 계획에 착수한 사실을 언급하며 이같이 주장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 사무총장은 안동과 화성에 백신 공장을 짓는 데 3억달러를 투자한 사실과 아스트라제네카(AZ), 노바백스, 스푸트니크 백신 등을 한국 기업에서 생산한다는 점도 한국이 '백신 허브'가 될 수 있다는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한국의 바이오 과학기술 기업들은 매우 빠르게 아주 고품질의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다"며 "그래서 한국이 (미국의) 매우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의 백신 기업들은 제조 역량을 갖췄다"며 "한국은 아주 많이 공헌할 수 있고 미국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백신 지식재산권 보호 면제에 대해서는 일단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김 사무총장은 "몇 달 동안, 아마도 6∼9개월 정도 백신이 부족하겠지만 전 세계 기업들이 제조를 늘리고 있어 사용 가능한 백신이 극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면서 복잡한 백신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더라도 백신이 시급한 해당 기간의 공급난을 해소하기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19 백신이 기존 대형 제약사들이 아닌 바이오엔테크, 모더나와 같은 바이오 기업들의 혁신적 연구 결과라는 점에서도 지재권 면제 요구가 부당할 수 있다고 김 사무총장은 지적했다. 그는 "바이오엔테크가 코로나19 백신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백신 개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한 지재권을 포기하라는 요구를 받는다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 다시 닥쳤을 때 다른 나라를 돕고 싶겠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있을 수 있다"면서 지금보다는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난 후 다음 팬데믹이 오기 전에 이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실험실 유출설에 대해선 해당 내용이 사견임을 전제로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 정부를 포함한 여러 그룹이 받아들일 수 있는 패널을 구성해 객관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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