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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軍 성추행 사망·부실급식 첫 사과 "국민께 매우 송구"

文, 66회 현충일 추념식 참석...임기 중 마지막

"장병인권, 국가안보 위해 반드시 바로 잡을 것"

"애국심, 국경 넘어 국제사회와 협력 요구 돼"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시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 추념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최근 군내 부실급식 사례들과 아직도 일부 남아있어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낳은 병영문화의 폐습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군내 부실급식 논란과 성폭행 및 조직적 은폐로 숨진 공군 여군 부사관 사건에 대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정숙 여사와 함께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보훈은 지금 이 순간, 이 땅에서 나라를 지키는 일에 헌신하는 분들의 인권과 일상을 온전히 지켜주는 것이기도 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군 장병들의 인권뿐 아니라 사기와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군의 자체 개혁도 주문했다. “나는 우리 군 스스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고 혁신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믿는다”면서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6일 오전 서울시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 현충탑에서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에 대해 묵념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번 현충일 추념식은 임기 내 매년 참석해온 문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 마지막으로 함께한 자리였다. 특히 올해는 국립서울현충원과 국립대전현충원, 부산UN기념공원에서 열린 추념 행사를 3원 생중계로 연결해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과 UN참전용사에 대한 추모의 의미를 더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저는 순국선열, 호국영령, 이웃을 위해 희생한 분들과 함께 UN 참전용사들을 생각한다”며 “한 분 한 분, 잊을 수 없는 애국심을 보여줬고, 대한민국의 뿌리가 되어줬다”고 사의를 표했다. 그러면서 “고귀한 희생과 헌신에 진심으로 존경을 표하며, 유가족들께도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선열들의 애국심 위에 서 있다”며 “독립과 호국의 영웅들은 대한민국을 되찾았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헌신으로 가난을 극복했고, 아들, 딸은 스스로를 희생하며 인권과 민주주의를 발전시켰다”고 돌이켰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제 애국은 우리 모두의 정신이 됐고, 공동체를 위한 실천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의인, 소방관, 경찰관 등의 희생을 기렸다. 아울러 “코로나 극복을 위해 생활의 불편을 견뎌주시는 국민들, 방역과 백신 접종 현장에서 헌신하며 최선을 다하고 계신 방역·의료진 역시 이 시대의 애국자가 아닐 수 없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연대는 애국의 지평을 확장하는 일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세계는 코로나와 기후위기같이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더 많아지고 있다. 지구 차원의 공존을 모색해야 할 때”라며 “이제 애국심도 국경을 넘어 국제사회와 연대하고 협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국의 범위를 넓힌 구체적 사례도 언급했다. “2001년, 일본 도쿄 전철역 선로에서 국경을 넘은 인간애를 실현한 아름다운 청년 이수현의 희생은 언젠가 한일 양국의 협력의 정신으로 부활할 것”이라면서다. 앞서 고 이수현씨는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졌다가 목숨을 잃었다. 문 대통령이 현충일 추념사에서 고 이수현씨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일 관계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보훈 확대 의지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국가보훈처를 장관급으로 격상했고, 보훈 예산 규모도 해마다 늘려 올해 5조 8,000억 원에 이른다”며 “정부는 독립유공자 발굴과 포상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2019년에는 역대 최고 수준인 647명을 포상했고, 지난해에도 585명의 독립유공자께 예우를 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독립운동 사료를 끊임없이 수집해 한 분의 독립유공자도 끝까지 찾아낼 것”이라고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6일 오전 서울시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 현충탑 참배를 마치고 돌아 나오며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연합뉴스


유해발굴감식단의 향후 계획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을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는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백마고지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한 “정부는 장기간 헌신한 중장기 복무 제대군인들이 생계 걱정 없이 구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대군인 전직 지원금’을 현실화할 것”이라며 “보훈 급여금으로 인해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고,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의 가치가 묻혀 버리는 일이 없도록 바로잡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광주의 계엄군 병사가 유족을 만나 직접 용서를 구한 일은 매우 역사적인 일”이라며 “올해 5·18광주민주화운동 추모제에 최초로 여야 정치인이 함께 참석한 일도 매우 뜻깊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진실이 밝혀지고 용서와 치유가 이어지면서 우리는 서로를 더욱 존중할 수 있게 됐다”며 “4월의 제주, 5월의 광주, 6월의 현충원이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며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하나의 마음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우리는 미얀마 국민에게 변함없는 연대와 우애의 마음을 보낸다”며 “5월 광주가 마침내 민주화의 결실을 맺었듯, ‘미얀마의 봄’도 반드시 올 것”이라고 응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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