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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배터리·디스플레이 中에 주도권, 보여주기식 대책 땐 절멸

우리의 주력 산업이었던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의 주도권이 줄줄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DSCC는 디스플레이 생산 능력을 기준으로 올해 중국 BOE가 2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내년에는 중국 CSOT가 2위로 올라설 것으로 봤다. 반면 국내 최대인 LG디스플레이는 내년 3위로 밀려난 뒤 2024년 5위까지 떨어지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부터 5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 기업들이 압도적 기술력을 확보하지 않는 한 중국이 머지않아 디스플레이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한다는 뜻이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는 국내 3개 업체를 합쳐도 중국 기업 한 곳에 미치지 못하게 됐다. 올 들어 4월까지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에서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이노베이션 3개 사의 총 점유율은 전년 동기보다 3.1%포인트 떨어진 32%에 그쳤다. 반면 지난해 같은 기간 20.7%에 그쳤던 중국 CATL은 32.5%까지 치솟았다. 탄탄한 내수 기반에 유럽 진출까지 본격화하면서 중국의 득세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미국마저 배터리 기술 자립을 앞당긴다면 우리 기업의 설 자리는 급격히 줄어든다.

글로벌 시장에서 주력 산업의 우위를 지키는 길은 초격차 기술 확보뿐이다. 각국 정부가 전면에 나서 총력을 기울이는 산업 패권 전쟁에서 민간의 역량만으로 기술 우위를 지켜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부와 정치권은 주력 산업의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을 위한 지원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수도권 대학 정원 규제 등을 없애고 최고의 교수·전문가들을 영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경쟁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연구개발(R&D)·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도 파격적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정부가 반도체에 이어 이달 말 ‘K배터리 발전 전략’을 발표한다고 하지만 실질적 지원 대책 없이 보여주기식 이벤트로 끝낸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최근 주도권 싸움은 단순한 점유율 경쟁이 아니라 주력 기업의 생존과 국가의 명운이 걸린 퇴로 없는 전쟁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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