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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인증서 폐지 6개월] 빅테크·은행, 이번엔 자체인증서 전쟁

주 이용 MZ세대 중심 고객군 확대

네이버·토스, 제휴사 확대 안간힘

홈택스와 제휴맺은 국민銀 등 적극

편의성·보안성 강화문제는 숙제로





국내 금융 보안 시장을 독점했던 공인인증서가 폐지된 지 6개월이 지난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 인증서의 사용처를 확대하는 데 팔을 걷고 나섰다. 은행권에서도 사설 인증서 개발을 속속 추진하고 있다. 주 타깃층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발판 삼아 고객을 확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카카오페이·토스 등 빅테크 기업들이 인증서 제휴사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인증서·전자문서 알람을 포함해 총 200곳의 기업·기관과 제휴를 맺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의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은 국민연금공단, 민방위 훈련, 청약홈,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흥국화재, 교보라이프플래닛 등 29곳이다. 두 자릿수에 그치는 제휴사를 연내 세 자릿수로 빠르게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토스 역시 인증서 제휴사를 지난해 말 7곳에서 현재 19곳으로 두 배 이상 늘렸다. 하나손보·삼성화재다이렉트·KB생보·캐롯손보·NH농협손보·미래에셋생명 등 보험사뿐 아니라 SC제일은행·유진저축은행·JT친애저축은행 등 은행권에서도 사용 가능한 게 특징이다. 하반기에만 7곳이 더 추가될 예정이다. 지난해 말 기준 제휴사 200여 곳을 확보한 카카오페이 또한 올해 제휴사를 확대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중에서는 KB국민은행이 가장 적극적으로 자체 인증서를 출시해 범용성을 확대하고 있다. 빅테크와 달리 국민은행의 인증서는 홈택스와 제휴를 맺어 연말정산 시 사용 가능한 게 특징이다. 신한은행·NH농협은행에서도 범용성을 갖춘 사설 인증서를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업계가 사설 인증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아직 선두 주자가 명확하게 없기 때문이다. 현재 KB국민은행의 인증서 이용자가 지난 6일 기준 801만 명이다. 네이버 인증서가 1,000만 명, 토스는 2,300만 명, 카카오페이는 3,100만 명으로 국민은행보다는 많지만 여전히 기존 인증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사설 인증서가 차별화된 편의성, 보안 등을 내세워 얼마나 많은 고객을 사로잡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는 이유다. 특히 사설 인증서가 MZ세대를 사로잡을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토스의 경우 인증서를 발급받은 이용자의 70%가 30대였다. 나머지 30%도 40~50대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네이버 인증서는 54%가 20~30대에서 비롯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 3사가 개발한 인증서 ‘패스’의 이용자도 대부분이 3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주요 경제활동을 하는 세대인 데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인증 경쟁이 고객의 더 큰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점은 숙제다. 인증서마다 이용할 수 있는 곳이 달라 고객 입장에서는 사용처에 따라 여러 개의 인증서를 발급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관계자는 “일부 시중은행에서 사설 인증서 개발을 고려하지 않는 데는 은행이 일일이 제휴사를 뚫어 사용처를 넓혀야 하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탓”이라며 “고객에게 또 다른 불편을 줄 수 있어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다른 관계자는 “빅테크는 플랫폼 내 서비스를 이용할 때 자사 인증서를 이용하도록 유도해 빠른 시기에 발급을 늘린 측면이 있다”며 “이에 맞서 은행에서 어떻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고민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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