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 말이산고분군에서 5세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봉황장식 금동관이 나왔다. 말이산고분군은 아라가야 지배층 집단의 무덤으로 알려진 곳이다.
함안군은 말이산 45호분에서 지난 2019년 발굴조사 당시 수습한 유물을 보존 처리한 결과 국내 최초의 봉황장식 금동관임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말이산 45호분은 목곽묘(木槨墓·덧널무덤)로, 묘광(墓壙·무덤 구덩이)의 규모는 길이 9.7m·잔존 너비 4m다. 목곽은 길이 6.7m·너비 2.7m다. 발굴 조사 당시 집·배·사슴 모양 토기 등 독특한 형태의 토기 여러 점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번에 확인된 금동관은 온전한 형태는 아니다. 그럼에도 함안군 관계자는 금동관 장식을 봉황이라고 결론 지었다. 함안군 관계자는 “아래쪽을 향한 부리, 하부에 돌출된 깃, 곡선으로 말려 올라간 꼬리 아래쪽의 깃이 특징”이라며 “일제강점기에 조사된 평북 운산 용호동 1호분의 금동판 4매에 나타난 봉황, 무령왕릉에서 출토한 환두대도(環頭大刀·고리자루큰칼)의 봉황과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금동관은 기다란 관테 위에 봉황 두 마리가 서로 바라 보는 형태를 하고 있다.
또 금동관은 커다란 동판에 그림을 그린 뒤 일부를 뚫어 조각하는 투조(透彫) 기법으로 제작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여러 부품을 각각 제작한 후 하나로 조립하는 신라 금관과는 다른 형식이다. 이와 함께 수은에 금을 녹인 아말감을 표면에 칠한 뒤 수은을 증발시키는 아말감 기법으로 앞쪽과 뒤쪽을 도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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