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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한반도24시]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리더십 요건

이면우 세종연구소 부소장

韓 '피해자 중심' 日 '증거 부재' 주장

'그랜드 바겐'으로 접근 쉽지 않아

기본조약·고노담화·위안부합의 등

역사적 디딤돌 기반으로 풀어야

이면우 세종연구소 부소장




내년 대통령 선거를 1년 미만으로 남겨 놓은 시점에서 출마를 표명하는 후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한 유력 후보가 출마 선언장에서 보여준 한일 관계의 개선 의지에 대해 한일 양국이 상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의 ‘죽창가’ 비판 발언은 한국의 여당 관계자들에게 비판의 표적이 됐지만 일본의 언론들은 그러한 인식이나 ‘그랜드 바겐’을 제시하는 모습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 한국 정부의 관계 개선 의지에 대해서는 미온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반응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같은 말이라도 하는 사람이 달라짐에 따라 말의 무게가 달리 평가되고 그에 거는 기대도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일본에서도 한일 관계의 개선을 바라는 마음이 크다는 것을 확인하는 계기라 하겠다. 그랜드 바겐을 언급한 이 후보자나 일본의 우익 세력을 비판의 표적으로 좁히는 또 다른 후보자의 발언을 보면 그러한 바람이 과연 다음 정권에서는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다. 현재의 갈등적 한일 관계를 개선해나가는 것이 얼마만큼 어렵고 고려할 사항이 많은지를 이해하려는 리더십이 한일 관계 개선은 물론, 한국의 안보와 발전을 위해서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기에 그에 상응하는 조심스러움이 과연 있는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제기된다. 첫째, 작금의 갈등적 한일 관계는 그랜드 바겐이 암시하는 것과 같이 주고받기나 대폭적 양보로 해결될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는 다시 두 가지 요인과 관련돼 있다. 첫 번째는 구조적인 요인이다. 현재의 갈등적 국면은 한일 양국이 서로의 입장을 철회하지 않음으로 해서 일어난 일이다. 하지만 그만큼 기존 입장을 철회하기 어렵게 만드는 국내적 환경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현 정부의 ‘피해자 중심주의’나 ‘삼권분립’ 주장은 일본 정부의 강제성 증거 부재 주장만큼 지지 기반을 가진 것이고 결코 간단히 처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무엇을 양보해서 주고받을 것인지 정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그랜드 바겐 주장이 현재의 갈등적 국면을 너무 단순히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두 번째는 신뢰와 연관되는 연속성의 문제이다. 지금의 갈등은 위안부 문제나 강제 징용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양국 간에 체결된 합의에 기반한 종전의 입장에 변화를 주면서 발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국가 간의 합의가 존중돼야 한다는 점에서 신뢰의 문제를 강력히 제기하고 있고 이것이 한국에 대한 수출 우대 조치 철회 등의 사태로 번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그랜드 바겐이 이루기도 어렵지만 지키기는 더욱 어려운 것일 수 있다는 우려이기도 하다. 구조적 요인과 함께 고려할 때 정부 간의 협의 이전에 양국 정부가 국민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납득을 받아낼 각오의 리더십이 필요함을 제시하다는 의미다.

둘째, 한국의 주장에 대해 드러내는 일본의 반감은 결코 일본 정부가 보수적이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의 보수 정권이 교체되기도 쉽지 않거니와 좀 더 리버럴한 정부로 교체된다고 해도 한국이 위안부 문제나 강제 징용 문제와 관련해 기존 입장을 고수한다면 일본 정부의 입장 역시 크게 달라지기는 어렵다. 강제 징용 문제와 관련된 ‘한일기본조약’이나 위안부 모집의 강제성에 대해 제시된 ‘고노 담화’와 2015년의 ‘위안부 합의’ 등은 한일 양국이 당면한 시대 상황 속에서 한일 관계의 최선을 위해 일궈낸 부정할 수 없는 디딤돌이다. 따라서 한일 관계의 개선을 위해서는 군국주의자와 일반 민중을 분리해 전후의 일본에 접촉했던 중국의 접근 방법과 같은 것이 아니라 이러한 역사의 디딤돌을 인정하고 그에 기초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소통하고 결단하는 통합의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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