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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정부, 선제적 카드 꺼내…주말부터 '3인 이상 금지'가능성

면봉 등 소진…진단 키트 동나고

깜깜이 감염자 30% 사상 최고치

병상 가동률도 70%대 포화 임박

확산세 수습 위한 '특단의 조치'

8일 서울 강남구보건소에 설치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S자 모양으로 줄을 서서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 강남을 비롯한 수도권 집단감염이 크게 늘면서 검사 건수도 하루 11만 건을 넘을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 /권욱 기자




사흘 연속 확진자가 1,000명대로 발생하면서 정부가 일주일간 유지하기로 했던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를 선제적으로 격상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급증하면서 일부 선별검사소에서 진단 키트 부족 현상이 발생하는 등 방역 시스템의 근간인 ‘진단-추적-치료(Test-Trace-Treat)’로 이어지는 ‘3T 전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선제적 단계 격상은 다음 주부터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야간 시간 3인 이상 모임 금지’ 등은 주말부터 즉각 시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청장)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1주간 확진자의 증가율이 이전 3주 대비 53%나 증가했다”며 “현재 상황이 악화할 경우 이달 말 신규 일일 확진자는 2,140명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백신 접종이 제대로 이뤄지고 방역 수칙을 잘 준수한다면 오는 9월 말에는 260~415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서울 545명, 경기 388명, 인천 61명 등 수도권 신규 지역 발생 확진자는 994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81.0%를 차지했다. 최근 1주간 수도권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하루 평균 약 692명으로 새로운 거리 두기 기준으로 이미 3단계(500명 이상) 범위 안에 들어왔다. 서울 마포구 음식점, 수도권 영어 학원 8곳과 관련해 접촉자 추적 관리 과정에서 18명이 추가되면서 누적 확진자가 344명으로 늘었다. 인천 미추홀구의 한 초등학교 관련 사례에서는 48명이 감염됐다. 서울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관련 사례에서는 28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76명으로 집계됐다. 정 본부장은 “현대백화점의 경우 종사자들이 공용 공간을 쓰고 환기가 어려운 데다 무증상 감염자에 장기간 노출된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며 “(확진자에 대한) 변이 바이러스 관련 분석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확산세는 수도권을 벗어나 비수도권으로 확산할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충남 논산훈련소에서 총 6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부산 수산업 근로자(누적 85명), 경기 안양시 가족과 대전 유성구 고등학교(57명), 대전 서구 지역 노래방(45명), 부산 감성주점·클럽(37명) 등에서도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수도권 유행이 비수도권으로 확산될 위험이 있다”며 “비수도권도 어느 정도 대량의 환자가 생길 수 있는 유흥 시설이나 학원 등의 시설에 대해 선제적인 검사와 방역 수칙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확산세를 수습하기 어려워지면서 정부는 결국 ‘수도권 4단계 격상’이라는 특단의 카드를 꺼냈다. 무증상·경증이 대부분인 2030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자칫 확산세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8일 서울 강남구 보건소 선별진료소는 사람이 몰리면서 진단 키트가 부족해져 오후 5시 30분께부터 2시간여간 검사 신청 현장 접수를 중단하기도 했다. 보건소가 당일용으로 준비해뒀던 4,500개의 검체 채취 키트(면봉 등)가 소진됐기 때문이다.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진단’에 차질이 생긴 셈이다. 현장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던 검사 희망자 일부는 안내를 받은 뒤 검사를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다. 해당 보건소는 다음날용 키트 물량이 입고됨에 따라 2시간여 후인 오후 7시 45분께 접수를 재개해 마감 시간인 오후 9시까지 검사를 진행했다.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선별진료소를 찾아 헤매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서울 노원구의 한 선별진료소를 방문한 김 모(37) 씨는 “검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선별진료소를 몇 겹으로 에워쌀 정도로 많아 택시를 타고 고양시 덕양구 화정에 있는 선별진료소를 방문했다”며 “업무상 사람을 만나는 일이 많아서 이전에도 여러 차례 진단 검사를 받은 적이 있지만 선별진료소에 이처럼 사람이 많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감염 고리를 끊기 위해 필수적인 추적도 혼선을 빚고 있다.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지 못하는 환자 비율은 30.0%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수도권에서는 역학조사를 해야 할 영역이 많다 보니 조사 역량이 환자 발생 추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경우도 있지만 역학조사 자체를 충분히 하지 못해 미결로 남아 있는 상황도 꽤 많다”고 설명했다. 손 반장은 또 “의료인으로 구성된 순(純) 역학조사관을 늘릴 수 없어 군과 경찰 인력을 역학조사 보조 인력으로 투입하는 방안을 진행하고 있다”며 “자치구 단위에서 역학조사 보조 인력 편성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확진자가 늘면서 생활치료센터도 포화에 이르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생활치료센터의 병상은 총 6,607개 가운데 4,365개(66.1%)가 가동되고 있다. 수도권 생활치료센터의 병상 가동률은 서울 76.1%, 경기 78.1%, 인천 52.7%로 다른 지역에 비해 훨씬 높은 편이다.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수일 내에 생활치료센터가 부족해질 가능성이 높다. 손 반장은 “무증상·경증 환자들이 워낙 많아 생활치료센터가 빠르게 차고 있어 현재 (추가) 개소 작업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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