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장 현직 광역단체장인 후보들은 지자체별 코로나 방역활동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지자체장으로서 방역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을 방지하는 동시에, 발 빠른 대응 능력을 보이며 안정적인 행정력을 내세우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경기지사인 이재명 후보는 8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지방정부 책임자로서 주권자들께서 부여한 책임을 최우선으로 이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당분간 방송 등 비대면 이외의 현장 경선 활동을 자제하고 경선 캠프 운영은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강원지사인 최문순 후보 측도 "강원도 행정의 책임자로서 도민 여러분의 안전을 위해 방역 활동을 최우선에 두겠다"며 "대선 경선 일정으로 불가피하게 오늘 밤 9시 긴급 대책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세한 대응 방안은 회의 이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주자들도 자칫 정부 방역활동에 지장을 초래할까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이낙연 후보는 민생현장 방문 일정을 연기하거나 최소화하되, 오는 9일 예정된 수해 지역 방문은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향후 선거전에서 진심을 어떻게 보일 수 있을지 다시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세균 전 총리도 이날 정책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 출신이니 당연히 방역을 염두에 두고 경선 캠페인을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정 전 총리는 "앞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대통령을 뽑는다는 점에서 '깜깜이 경선'이 돼서는 안된다"며 다소 온도 차를 보이기도 했다.
민주당은 향후 본경선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되, 방역에 최대한 신경을 쓰겠다는 입장이다. 당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지역순회경선은 8월부터 시작이니 아직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그 전에 하는 각종 행사는 방송 토론이나 온라인 중심으로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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