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입시학원과 맺은 전속계약을 위반하고 경쟁사로 이적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당한 유명 수학 강사에게 거액의 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민성철 부장판사)는 메가스터디가 수학 강사 주예지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에서 “원고에게 7억8,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주씨는 지난 2017년 9월 ‘메가스터디가 직접 운영하거나 승인한 매체 외 온·오프라인 강의를 제공할 수 없다’는 계약을 맺고 2019년 11월 온라인 강의를 출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2019년 8월 메가스터디 측에서 강의 품질을 문제 삼으며 출시를 이듬해로 미루자고 하자 주씨는 계약을 파기하고 경쟁사인 스카이에듀에서 온라인 강의를 제작했다. 이에 메가스터디 측은 주씨에게 10억여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법원은 주씨가 강의 계약을 위반했다고 인정해 잔여 계약기간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고 메가스터디로부터 매달 200만원씩 지급받은 연구 활동 지원비를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메가스터디에 온라인 강의 출시 거부 의사를 밝힌 직후 경쟁업체로 이적했다”며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다분히 고의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주씨 측은 오프라인 강의에 한해 전속 계약을 맺은 것이라며 항변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메가스터디가 청구한 10억여원 중 일부가 중복제재에 해당한다고 봐 배상금을 7억8,000여만원만으로 산정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