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재건축과 재개발이 강화된 안전진단 등 여러 규제로 고전하는 동안 소규모 정비사업의 일환인 ‘가로주택 정비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말 기준 총 102곳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건축심의까지 진행된 곳은 16곳이고 준공·착공까지 진행된 곳은 각각 4곳와 12곳이었다.
가로주택 정비사업의 이 같은 인기는 단순히 사업 진행이 빠르다는 점에만 있지 않다. 최근 국토교통부과 서울시 등에서 각종 세제 혜택과 그동안 막혀 있던 건축 규제 등을 완화하면서 가로주택 정비사업을 향한 관심도는 더욱 높아졌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 도시와경제의 송승현 대표는 최근 현상에 대해 “가로주택 정비사업의 인기는 결국 집값 폭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장점 분명한 가로주택 정비사업…서초 방배 등 몇몇 곳 눈에 띄어
가로주택 정비사업은 기존 정비사업과 확실한 차별화를 두고 있다. 우선 정비 사업이 절차가 단순화가 돼 있다. 최근 안전 진단이 강화가 되다 보니 재건축 추진하는 데 있어서는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가로주택 정비사업은 안전 진단을 거치지 않는다라는 게 큰 장점이다. 또한 건축 심의나 도시계획 심의 절차가 통합적으로도 진행이 되고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도 한 번에 진행하다 보니 절차가 굉장히 간소화가 돼 있다. 가로주택 정비사업의 또 다른 장점은 재당첨 제한에 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재건축 등 기존 정비사업은 투기과열지구 내 분양을 할 경우 5년 동안 당첨이 제한돼 있지만 가로주택 정비사업은 여기서 제외된다.
송 대표는 이렇게 장점이 명확한 가로주택 정비사업 대상지 중 여섯 곳을 사업성이 좋은 곳으로 추천했다. 그는 “강남권에서는 서초 방배, 대치동이 있고 마포 권역의 망원동 일대, 목동, 석관동, 경기도는 성남 은행 2동 쪽이 사업성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가로주택 정비사업도 곧 ‘투자’…기준 가지고 철저히 알아봐야
최근 뜨거운 부동산 투자 심리를 이용해 투자자를 현혹해 투자금을 편취하려는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가로주택 정비사업의 경우 추진위원회 구성이나 구역 지정이 필요 없고 1년 남짓 짧은 시간에 착공이 가능하다는 유혹으로 매매를 성사시킨 후 사업이 멈추게 되는 지역들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송 대표는 “재개발 구역이 해제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한 지역인데 가로주택 정비 사업으로 다시 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이슈를 얘기하면서 불순한 의도를 갖고 접근하는 자들이 많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사업성이 결여된 지역인데 단순히 광고에만 현혹된다면 사업자의 문제도 있겠지만 그 곳을 더 세밀하게 검토하지 않고 투자를 한 투자자 본인에게도 약간의 잘못이 있는 것”이라고 주의를 부탁했다.
그렇다면 가로주택 정비사업 투자를 현명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송 대표는 “일단 분양성이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차피 조합원 세대를 제외한 일반 분양분을 가지고 사업 진행을 해야하기 때문에 분양성이 있는 곳을 먼저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조합원 수가 적고 정형화된 노후 건물들을 보고 판단을 하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사업을 추진하다보면 서로 다른 이해관계에 막혀 제대로 된 사업 추진이 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가로주택 정비사업의 경우 이해관계들이 첨예해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이에 반해 송 대표가 얘기한 정형화된 저층 노후 빌라 단지의 경우 비슷한 규모에 비슷한 금액대로 형성돼 있기 때문에 조합원들의 의견 수렴도 수월한 편에 속한다.
이와 더불어 송 대표는 “상업 비율이 높은 지역은 조심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상업 비율이 높은 지역은 종전 자산과 종후 자산에 대한 평가에 대해 반발심이 굉장히 클 수 있기 때문에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난관이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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