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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목 끌기 성공한 최재형…임팩트 약해지는 윤석열[데이터로 본 정치민심]

■네이버 데이터랩 분석

崔, 입당이 정치 참여보다 2.4배 관심↑

당원·의원 만나고 선명성 더욱 부각할 듯

尹 검색량 그래프, 2017년 반기문과 유사

“유불리 떠나 방향 일관되게 걸어가겠다”

최재형(왼쪽) 전 감사원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연합뉴스




정치인들은 대중의 관심을 필요로 한다. 개인 기량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사람들이 이를 몰라줘 표를 주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없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의 관심을 어떻게 모으느냐’와 ‘모아진 관심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정치인에게는 중요한 숙제다. 대선주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월성 원전 경제성 조작 의혹 감사’로 문재인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대선 주자로 부상했다. 문제는 정치 고관여자와 달리 일반 대중들은 최 전 원장에 대해 잘 모른다는 점이다. 최 전 원장은 지난 15일 원장직 사퇴 후 17일만에 국민의힘으로 전격 입당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야권 1위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그가 정치 참여를 하기 전부터 국민들은 윤 전 총장을 문재인 정권과 맞설 ‘아이콘’으로 여기며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그런데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등 그의 행보에 물음표를 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제 2의 반기문’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는 현재 윤 전 총장이 어떻게 국민들의 관심을 다시 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崔, ‘입당 카드’ 통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당원 접점 늘리고 선명한 메시지로 대응 전략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6일까지 네이버 검색어 ‘윤석열(초록색)’과 ‘최재형(자주색)’의 검색량 그래프/자료제공=네이버 데이터랩


최 전 원장의 입당은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네이버의 검색량 분석 서비스인 ‘네이버 데이터랩’을 통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6일까지 검색어 ‘최재형’의 검색량을 분석한 결과, 입당일은 15일 검색량이 34로 가장 높았다. 그래프는 네이버에서 해당 검색어가 검색된 횟수를 일별로 합산하고 조회기간 내 최다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한 상대적 변화를 나타낸다.

특히 입당일의 검색량 수치는 최 전 원장이 감사원장직을 사퇴한 지난달 28일(27)보다 약 1.25배, 정치 참여를 공식화한 12일(14)보다 약 2.4배 높다. 대중들은 최 전 원장이 직에서 물러나거나 정치에 대한 뜻을 밝혔을 때보다 국민의힘에 입당했을 때 더 많은 관심을 가졌다는 말이다. 심지어 16일에는 입당 이슈가 소모되며 검색량이 다소 줄었지만 윤 전 총장보다도 소폭 앞섰다.

최 전 원장이 대선 가도에 한걸음 크게 내딛긴 했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다. 분명 최 전 원장이 입당을 통해 인지도 향상 효과를 누린것으로 풀이되지만 윤 전 총장과 비교하면 크게 밀린다. 지난달 29일 윤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날 검색어 ‘윤석열’의 상대적 검색량은 100이었다. 즉 최 전 원장의 입당은 윤 전 총장 출마 선언에 비해 관심도가 삼 분의 일 수준이라는 뜻이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7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석대사거리 동천교 인근에서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과 국민의힘 해운대구을 당원협의회가 마련한 환경미화 봉사활동에 동참하고 있다./연합뉴스


최 전 원장은 당분간 국민의힘 인사들과 접점을 늘리며 세력을 키워나갈 전망이다. 국민의힘이라는 거대 정당의 힘을 빌려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고 현역 의원들의 지지도 규합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최 전 원장은 17일 입당 후 첫 공식 일정으로 부산 지역 당원들과 함께 쓰레기 줍기 봉사 활동을 선택했다. 김미애(부산 해운대을) 의원의 지역구 행사였다. 그는 봉사 후 자신을 ‘국민의힘 신입 당원’이라 소개하며 “우리 당원 동지들과 함께 비가 내리는 가운데 쓰레기를 주우며 깨끗하게 만드는 일을 한 것은 정말 행복한 하루”라며 소속감을 강조했다.

현 정권에 대한 대립 메시지도 선명해졌다. 최 전 원장은 제헌절을 맞아 16일 메시지를 내고 “우리 정치의 끊임없는 갈등과 반목, 극한적인 투쟁은 헌법이 규정한 대통령제를 제왕적으로 운영해왔기 때문”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동안 정치 현안에 대해 말을 아끼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임팩트 없다” ‘제 2반기문’ 우려에도
尹 “유불리 떠나 일관되게 걸어 갈 것”


2017년 1월1일부터 2월 1일까지 검색어 ‘반기문’의 검색량 그래프./자료제공=네이버 데이터랩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에 대해 급기야 ‘제 2의 반기문’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반기문 전 사무총장은 2017년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며 돌풍을 일으켰지만 귀국 3주만에 불출마 선언을 했다. 당시 검색어 ‘반기문’의 분석 결과를 보면, 1월 12일 귀국 날 반 전 총장에 대한 검색량은 급상승했다가 이후 별다른 ‘임팩트’를 주지 못하고 하향 추세를 그렸다. 정치권에 화려하게 등판했지만 이후 이에 상응하는 관심도를 모으지 못한 것이다.

이는 윤 전 총장 검색량 그래프와 모양이 유사하다. 윤 전 총장 역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난달 29일 이후 검색량은 하락 추세다. 수치가 반짝 반등한 지난 2일도 윤 전 총장의 행보 덕분이 아니라 장모 최씨가 의료법 위반·특경가법 사기 혐의로 법정 구속됐기 때문이었다. 윤 전 총장이 고전하고 있는 원인으로는 ‘윤석열 X파일 논란’ , ‘이동훈 전 대변인 금품 수수 의혹’ 등 외부적 요인이 거론된다. 여기에 더해 윤 전 총장 행보 자체에 비전·구체성 등이 떨어져 국민적 피로감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광주 북구 5·18 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참배하고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연합뉴스


예를 들어 현재 윤 전 총장이 민심 투어 일환으로 진행하는 ‘윤석열이 듣습니다’의 경우, 자영업자·부동산 중개사·시민단체 활동가 등을 비공개로 만난 뒤 보도자료를 통해 주요 발언을 알리는 방식이다. 윤 전 총장의 발언 내용도 “정책은 면밀히 점검하고 정교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식에 그쳐 자신만의 메시지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지금 인기가 높고 어딜가도 환영을 받으니 지지자들이 뭘 바라는지 잘 안 보일 것”이라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목표를 수정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윤 전 총장은 일각의 비판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묵묵히 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16일 반 전 총장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제2 반기문이란 비판도 나온다’는 질문에 “비판은 자유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존중하겠다”고 받아쳤다. 이어 입당 문제에 관해서도 “유불리를 떠나 손해가 있더라도 한 번 정한 방향에 대해서는 일관되게 걸어가겠다고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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