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소녀상’이 일본 우익 세력의 위협과 방해를 뚫고 교토시의 비공개 행사장에서 다시 전시됐다.
최근 도쿄와 나고야의 소녀상 전시회가 불만 세력의 협박·방해로 연기·중단되자 현지 시민 단체가 비밀리에 전시회를 추진해 성사된 것이다.
위안부 문제 관련 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현지 시민 단체인 ‘여성국제전범법정 헤이그 판결을 실현하는 모임’은 교토시의 한 시설에서 강연회를 겸해 김서경·김운성 부부 작가가 만든 소녀상을 전시했다. 이날 ‘헤이그모임’ 회원과 미리 전시 행사 연락을 받은 교토 시민 등 40여 명이 소녀상 옆에 앉아 기념사진을 찍거나 작품 설명을 보며 작품을 감상했다. 이 전시회는 비밀 작전처럼 진행됐다. 헤이그모임은 철저히 비공개로 준비하고 평소 신뢰 관계를 쌓아온 이들에게만 소녀상을 선보인다고 개별적으로 연락했다. 우선 편지를 보내 전시회 계획을 알렸고 장소 정보는 관람 희망 의사를 밝힌 이들에게 행사가 임박한 시점에 입장권과 함께 우편으로 전달했다. 입장권을 받은 이들에게는 전시회 정보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면 극우 세력의 표적이 될 수 있으니 삼갈 것을 당부했다.
모임의 한 관계자는 “집요한 방해에 굴복하지 않고 전시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어떤 방해가 있더라도 반드시 소녀상을 전시해야 한다”고 전시회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확성기, 욱일기, 제복 경찰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차분하게 진행됐다. 헤이그모임은 소녀상 모습을 동영상 등으로 촬영해 전시회장에 오지 못한 이들이 감상할 기회를 조만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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