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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팁] 간암, 조기 진단땐 5년 생존율 92%...정기 선별 검사 중요

신동현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1기 진단 비율 16% 그쳐

국내 암 사망률 2위 기록

다학제 진료땐 예후 개선

사망 위험도 33%나 낮춰

신동현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간암은 예후가 불량한 암이다. 의료계는 그 동안 간암 사망율을 낮추기 위해 많이 노력했고 일부 성과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최근 발표된 2019년 우리나라 사망원인 통계에서 간암은 암 사망률 2위였다. 어떻게 해야 간암 사망률을 더 낮출 수 있을까.

조기 진단이 된 경우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조기에 간암을 발견한 환자들은 치료 후 좋은 예후를 보인다. 삼성서울병원이 2013~2015년 조기 진단된 간암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5년 생존율은 92%에 달했다. 간암은 조기에 진단되면 치료 선택의 폭도 넓다. 수술·국소소작술·색전술·방사선 치료 등 비교적 다양한 방법들이 조기 간암 치료에 활용된다. 수술은 개복 수술에서 복강경 수술로 삶의 질을 고려한 치료가 가능한 시대가 왔으며, 간이식 수술은 혈액형이 맞지 않아도 가능하고, 국소소작술·색전술·방사선 치료도 비약적 발전이 있었다.

아쉬운 것은 간암 1기에 진단되는 환자들의 비율이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2015년 기준 아직 16%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조기에 간암을 찾는 유일한 방법은 증상이 없을 때 간암을 찾기 위한 정기 선별 검사 뿐이다. B형간염·C형간염·간경변 또는 만성 간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 적절한 간암 선별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진행성 간암은 여전히 예후가 나쁘다. 하지만 진행성 간암에서의 치료 성적도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 진행성 간암에서 최근 치료 성적의 향상은 새로운 표적치료제 및 면역치료제의 임상 도입, 그리고 수술·국소소작술·색전술·방사선 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들의 병합 또는 순차 치료를 통해 일어나고 있다.

화살표 끝이 가리키는 부위에 간암의 종괴가 확인된다. 위 아래 묶음으로 왼쪽부터 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사진.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2007년부터 2016년까지는 넥사바가 진행성 간암에 사용 가능한 유일한 표적 항암제였지만 2017년 이후 현재까지 추가로 렌비마·스티바가·카보메틱스·사이람자·옵디보·키트루다·티쎈트릭·아바스틴 등 다양한 약제가 간암에 효과가 증명됐고 임상에 적용되고 있다. 이 약제들이 수술·색전술·소작술·방사선 치료 등과 병합 또는 순차적으로 활용되면 진행성 간암 환자분들의 예후를 더욱 향상시킬 가능성이 있으며 다양한 임상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안타까운 점은 아직 이런 효과가 증명된 약제들 모두가 보험 급여를 받지 못한 상태여서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비용문제로 필요한 표적 및 면역항암제 선택을 못하는 경우들이 있다는 것이다. 향후 이 약제들의 급여 혜택이 늘어난다면 간암 환자분들의 사망률을 낮추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간암 치료 방법의 선택은 환자의 예후를 바꿀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이런 기회는 매우 소중한 시간으로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간암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치료법들 중에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가장 최선의 치료법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며 각 치료법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간암의 치료법 및 치료 과정이 보다 다양해지고 깊어지면서 치료 전 과정을 모두 이해하고 있는 ‘슈퍼맨’을 만나기는 매우 어렵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들이 간암 비대면 다학제 진료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경험이 많은 내과, 외과, 영상의학과, 종양학과 의사도 서로의 전문 분야를 전부 다 이해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따라서 현재 간암 치료에서 개인별로 가장 최선의 치료법을 찾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간암을 치료하는 다양한 전문의들이 팀을 이루고 협력해 충분한 논의를 통해 치료의 장점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을 짜는 것이다. 기존에 진료 형태는 협진이라는 진료 문의 방식을 통해 한 전문과 의사가 다른 전문과 의사에게 의견을 구하는 방식이었다. 이 같은 일방향의 협진 진료는 시간이 소요되고 토의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다학제 진료는 보다 발전된 진료 형태로 서로 다른 전문 진료과 의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실시간 토의를 통해 진료를 제공하는 모델이다. 삼성서울병원 분석에서는 다학제 진료가 간암 사망위험도를 33%나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학제 진료의 효과는 병기가 진행될수록, 간기능이 나쁠수록, 종양표지자가 높을수록 더 컸다. 다만 다학제 진료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의료진들이 많고, 다학제 진료의 효과도 연구를 통해 증명됐음에도 불구하고 다학제 진료 모델은 많은 병원에서 자리를 잘 잡지 못하고 있다. 다학제 진료를 하기 위해서는 간암을 진료하는 각 전문 분과 의료진들이 한자리에 모여 통합 진료를 제공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의료환경과 의료수가에서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환자 입장에서는 20분 정도의 진료 시간에 내과·외과·영상의학과·방사선종양학과 등 간암 관련 전문의를 한번에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의료진 및 병원 입장에서는 이 형태의 진료를 모든 간암 환자들에게 제공하기에는 의료 자원의 필요량이 너무 많다. 간암에서 다학제 진료가 실제 진료 모델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보다 전향적인 정책적 접근이 매우 절실하다. 이런 정책적 뒤받침 없이는 다학제 진료가 진료 현장에서 자리잡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간암에서 다학제 진료가 임상에서 보다 널리 적용돼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시절이 곧 오길 기대해 본다. /신동현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자료 : 삼성서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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