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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코로나 난리통인데 ‘문케어’ 자화자찬이라니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건강보험의 성과를 치켜세우면서 보장성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열린 ‘건보 보장성 강화 대책 4주년 성과 보고대회’에서 “건보의 보장 범위는 대폭 확대하면서 재정은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2017년 건보의 보장성을 강화한 ‘문재인 케어’를 도입하면서 2022년까지 20조 원의 적립금 중 10조 원은 보장성 강화에 사용하고 10조 원은 남겨두겠다고 약속했다. 건보 누적 적립금은 2018년 20조 6,000억 원에서 지난해 17조 4,100억 원이 됐다. 적립금이 충분하니 보장성을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건보가 버팀목으로 자리 잡아 신속하고 적절한 방역 대응이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2,000명을 넘나들고 치료를 위한 병상마저 빠르게 소진되는 난리를 겪는 국민들에게는 다른 나라 소리로 들린다.

문 대통령은 건보 재정이 매년 흑자를 내다 문재인 케어 도입 이듬해부터 적자로 돌아선 사실도 언급하지 않았다. 건보 적립금이 예상보다 덜 줄어든 것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감기 등 감염병 유행이 덜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상황만 개선되면 재정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적립금은 빠르게 줄어들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 추계로는 2024년 적립금이 고갈된다. 이런 사실을 애써 외면하면서 역설적으로 코로나19 덕분에 일시적으로 나아진 건보 재정을 근거로 자랑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일이다.



건보 혜택을 늘리면서 재정도 좋게 하는 방법은 없다. 보험료를 내는 국민과 기업은 추가 부담을 어려워한다. 정부는 법에 따르도록 돼 있는 국고 지원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면 문재인 케어의 정책 궤도를 현실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 모든 의료 서비스에 건보를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건보 보장성 강화보다 더 시급한 것은 재정 강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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