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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 호조에 비둘기파도 변심…11월부터 열달간 돈줄 죌 듯

■ '퍼펙트 스톰' 전조인가…연준, 연내 자산매입 축소 전망

5%대 고물가에도 일자리 개선되자

내달 FOMC 때 테이퍼링 발표 관측

갑작스런 변이 확산 땐 미뤄질 수도

유동성 풍부한 美 증시 아직은 차분

내년 금리인상 시점에 더 관심 쏠려

워싱턴의 연방준비제도. /로이터연합뉴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에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공식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이 점차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갑작스러운 고용 부진이나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아니라면 오는 11월께부터 자산 매입 규모를 축소하면서 돈줄을 죄기 시작할 것이라는 얘기다.

1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준은 올 11월 시행을 목표로 9월 21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다. WSJ는 “연준 내에서는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면 앞으로 3개월 내에 완화적 통화정책 규모를 축소한다는 합의에 거의 도달했다”며 “내년 중반까지 자산 매입을 종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 일자리 지표가 강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5% 상승하는 상황에서 고용 회복이 더디다는 점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하지만 지난 7월 비농업 일자리가 94만 3,000개 늘어나면서 시장 예상을 웃돌자 비둘기파적이었던 연준 인사들의 마음이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테이퍼링을 서두르면 향후 높은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거나 실업률이 빨리 떨어졌을 때를 대비해 정책 대응 여력을 갖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재 연준은 매달 국채 800억 달러(약 94조 1,600억 원)와 모기지담보부증권(MBS) 400억 달러 등 총 1,200억 달러어치의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미 경제 방송 CNBC도 9월 발표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CNBC는 “연준이 9월 FOMC 때 테이퍼링을 하겠다고 밝히고 10월이나 11월께 시작할 수 있다”며 “축소 기간은 8~10개월이 될 것이며 고용 부진이나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위험이 커지면 공식 발표가 11월까지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고려하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이달 말 잭슨홀 미팅에서 테이퍼링과 관련한 언질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잭슨홀 미팅이 정책을 결정하는 회의는 아니지만 9월 FOMC 발표를 감안해 파월 의장 연설 때 힌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CNBC는 “연준이 내부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잭슨홀 미팅에서 (9월 공식 발표를 위한) 테이블을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의 반응은 아직 차분하다. 이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9월 테이퍼링 얘기와 중국의 소비 지표 부진, 아프가니스탄 사태 소식이 겹치면서 장 초반 약세를 보였지만 결국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각각 0.31%, 0.26%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증시 거품을 고려하면 약간의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테이퍼링에 시장이 무너질 일은 없다”며 “여전히 시장에 엄청난 유동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파월 의장과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리처드 클래리다 연준 부의장이 직접 통화정책 변화를 얘기하지 않는 한 시장은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월가에서는 테이퍼링 이슈는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RBC캐피털마켓의 로리 캘바시나는 “테이퍼링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테이퍼링에 관한 것은 6월 FOMC 이후 다 반영됐다”며 “더 중요한 것은 내년에 있을 가능성이 큰 금리 인상 시작 시기다. 많은 투자자가 테이퍼링은 이미 다 소화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에릭 로즌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완화적 통화정책은 가을부터 거둬들이는 게 맞다. 10월이나 11월에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면서도 “금리 인상을 위한 조건은 평균 2% 물가에 완전 고용 상태여야 한다”고 못 박았다. 지금의 실업률(5.4%)을 고려하면 당분간 금리 인상은 없다는 뜻이다. CNBC는 “(로즌그렌 총재가) 금리 인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때문에 당분간 증시가 더 오를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 있다. 이날도 월가에서는 10% 조정 가능성과 추가 상승 예측이 맞섰다. 월가의 대표적 강세론자인 제러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충분히 조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빠진 것보다 더 많이 오르게 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생각한 것보다 더 나쁠 수 있다”고 했다. 물가 상승률이 높고 기준금리가 역사적으로 낮은 상황에서는 주식을 대체할 투자 대상이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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