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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문 열어보니 총 든 탈레반이…공포정치 시작됐다

집집마다 문 두드리며 "출근하라" 경제활동 재개 압박

평화·번영 약속 뒤 공포 주입…시위대 3명 총겨 사망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 병사들이 18일(현지시간) M16 소총 등 미제 무기를 들고 수도 카불의 와지르 아크바르 칸 지역을 순찰하고 있다./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며 경제활동 재개를 압박하고 있다.

19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프간 주요도시에서 무장한 탈레반 조직원들이 기습 가정방문을 했다는 증언이 쏟아지고 있다. 아프간 서부의 도시 헤라트에 사는 와시마(38·여)는 전날 아침에 총을 든 탈레반 조직원 3명이 찾아와 경악했다. 이들 조직원은 와시마의 신상정보를 받아적고 구호단체에서 하는 업무와 월급을 묻더니 출근 재개를 지시했다.

탈레반의 가정방문은 출근 장려를 넘어 새 정권에 대한 공포를 주입하려고 기획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시민들의 출근과 그에 따른 경제활동 재개는 탈레반에는 정권의 정통성과 연계되는 주요 변수다. 현재 아프간은 외국 주둔군의 철수 뒤 소비지출 감소, 자국 통화의 가치 하락, 외화 부족으로 경제위기에 처했다. 특히 탈레반에 장악된 카불은 탈출행렬로 북적거리는 공항 주변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활동이 미미하다.

탈레반은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한 후 처음으로 연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평화뿐만 아니라 경제적 번영을 강조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위기를 벗어나 경제가 회생하고 번영이 도래하도록 다른 국가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가 탈레반 정권의 적법성을 인정하고 정상국가처럼 대우할지는 현재로서 미지수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탈레반 정권을 정부로 인정할지는 향후 행동에 달렸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아프간 국민들에게도 탈레반이 제시한 번영 공약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탈레반은 1996~2001년 집권기에 여성이 일하지 못하도록 했고 소녀들은 학교에 가지도 못하게 했다. 이를 위반한 여성들에게는 공공장소에서 돌로 치는 형벌을 가했다. 현재와 미래의 경제활동 절반을 사실상 금지한 셈이었다.

현재 아프간에서는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 독려와 전혀 다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라디오 진행을 해온 여성 샤브남 다우란은 "정권이 바뀌었으니 집에 가라"는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탈레반이 구태를 벗겠다고는 하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조심스럽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탈레반은 정치보복이 없는 평화로운 통치를 선언하기도 했으나 이 약속 또한 며칠이 안 가 깨졌다.

로이터 통신은 아프간 동부 도시 잘랄라바드에서 탈레반 조직원들의 총격으로 시위자 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당시 시위자들이 탈레반에 반대하며 광장에 아프간 깃발을 설치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탈레반이 정치보복을 우려해 탈출하려는 이들을 막지 않겠다는 애초 약속과 달리 합법적 조건을 갖추고 출국하려는 주민들의 카불공항 진입조차 막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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