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하반기 채용을 계획한 중견기업 수가 대기업 수를 앞질렀다는 민간기업 조사 결과가 나와 관심이 모아진다. 이는 해당 조사기관이 동일 조사를 한 이래로 처음이다. 중견기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 기업군을 일컫는다.
24일 인크루트가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3일까지 814개 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 계획을 설문한 결과 채용 계획이 있는 중견기업 비율은 73.7%로 대기업 72.5%를 1.2%포인트 제쳤다.
중견기업이 대기업 보다 이 비율이 높기는 2009년 인크루트가 매년 동일한 조사를 한 이래로 처음이다. 2009년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각각 79.8%, 74.1%로 시작해 많게는 30%포인트 가까이 격차를 보였다. 그러다가 2019년 대기업 비율은 92.7%에서 79.2%로 낮아진 후 작년 69.1%로 급감하면서 올해 중견기업에 역전당했다.
이는 중견기업이 작년 코로나19 사태 탓에 미뤘던 채용에 뒤늦게 나선 상황과 달라진 채용 시장 변화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인크루트 관계자는 “최근 대기업은 공채 보다 수시 채용을 선호하면서 과거보다 채용 인원이 줄어들었다”며 “반면 중견기업은 여전히 공채를 선호해 두 기업군 차이가 역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볼 점은 대기업, 중견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의 채용 여력이 낮아졌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의 채용 계획 비율은 48.3%로 전년 대비 1.7%p 감소했다. 이는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각각 3.4%p, 11.9%p 오른 것과 대비된다. 서미영 인크루트 대표는 “코로나 상황으로 중소기업의 경영난이 더 심하다는 것”이라며 “중소기업안에서도 고용양극화 가능성이 보인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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