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첫 경선지인 충청권에서 과반 득표로 대승을 거둔 이재명 경기지사가 6일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의 공약으로 내걸며 행보를 이어갔다. 권리당원과 대의원, 일반 국민 선거인단을 포함한 과반 득표수인 이른바 ‘매직넘버’ 55만 표를 조기에 달성해 승부를 결정짓겠다는 계산에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차 슈퍼 위크로 불리는 오는 12일 선거인단 개표에서도 과반 득표율을 올려 추석 전 ‘대세 굳히기’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전략이 깔린 행보”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 지사에게 일격을 맞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캠프 측은 전략을 대폭 수정해 승부수를 띄워야 할 상황이 됐다. 이날 이 전 대표 캠프는 회의를 거듭하며 슈퍼 위크와 이후 지역 경선 전략 마련에 분주했다.
이 지사는 강원 지역을 타깃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강원평화특별자치도설치법 제정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충청에서의 압승 분위기를 대구·경북(TK·11일)과 강원(12일)까지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특히 1차 선거인단 투표가 공개되는 ‘1차 슈퍼 위크’에서 지금과 같은 상승세를 이어가면 추석 이전에 승리가 확실해질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전체 권리당원·대의원(72만 544명)과 1·2차 일반 선거인단 및 일반 당원(약 113만 8,261명)을 합치면 약 185만 명이다. 모집 중인 3차 선거인단까지 포함하면 약 220만 명의 최종 선거인단 수가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표율이 50%안팎이면 투표 인원 110만 명의 절반인 55만 명이 매직넘버로 꼽힌다.
이 지사가 1차 슈퍼 위크(투표율 50% 가정)에서도 충청권 수준(54.72%)의 득표를 하면 23만 표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매직넘버 55만 표의 절반이어서 향후 흐름은 유리해진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1차 슈퍼 위크에서도 과반을 달성하면 호남에서 이 전 대표가 맹추격을 하더라도 이 지사의 기세를 꺾지 못할 것”이라며 “추석 전에 사실상 승부를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은 이날 거의 대부분의 일정을 취소·변경했다. 정례적으로 열리던 캠프의 ‘일요 브리핑’도 순연한 데 이어 예정된 방송 인터뷰까지 취소했다. 선거대책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이날 국방안보 전문가 지지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후보 검증과 정책 경쟁에 대해 “둘 다 진행해야 한다”며 “수정 전략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 지사를 향한 욕설 및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의 검증에 보다 집중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캠프 관계자는 “후보 검증에 밀도를 높여야 한다”며 “검증을 통해 이낙연 후보가 본선 경쟁력에서 앞선다는 점이 분명해지면 명절 이후 호남 경선은 역전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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