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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스타 초선들의 낙화(落花)

구경우 정치부 기자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부친의 ‘땅 투기’ 논란이 터졌을 때 세종시로 발령 났던 지난 2014년 9월이 떠올랐다. 전임자가 쓰던 8층 원룸에 들어가 창을 열자 밖은 온통 황토색 공사판이었다. 창틀에는 날려온 흙먼지가 가득했다.

상전벽해는 빨랐다. 곧 큰 영화관이 들어왔고 2년째에는 청사에서 멀리 보이던 한국개발연구원(KDI) 주변 개발이 속도를 냈다. 만나는 공무원마다 입에 달고 사는 말이 ‘투자’였다. 아파트를 한 채 더 분양받느라 쉬던 아내가 재취업하고 또 주변에 땅을 산 얘기가 즐비했다.

윤 의원이 2016년 KDI 재직 때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친의 땅 투기를 도왔다는 의혹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인 그가 부친이 당시 잠실 아파트 한 채 가격인 땅을 연고도 없는 세종에 투자한 일을 전혀 몰랐다는 해명에는 의문이 남는다. 국민들도 같을 것이다. 윤 의원이 현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꼬집던 것처럼 제기된 의혹을 조목조목 끝까지 반박하는 모습을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세종시 아파트) CCTV를 까라” “저 자신을 수사하라”며 잠적했다.



소위 ‘고발 사주’ 논란의 중심에 선 김웅 의원을 보고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엘리트 검사 출신이자 선거법 전문가라던 그는 검찰에서 넘어왔을지도 모를 ‘뭉텅이’ 고발장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핸드폰은 바꿨다. 오락가락한 답변은 의혹만 더 키워 결국 야권 전체를 덮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참패한 4·15 총선에서도 그나마 의원 절반 이상이 초선으로 채워진 점을 전화위복으로 삼았다. 선봉에 선 스타 초선은 단연 대선 출마를 택한 윤 의원과 당권에 도전했던 김 의원이다. “칼바람 속 매화처럼 살겠다”며 당과 고참 정치인에게 거침없이 쓴소리를 했다. 그러나 맹렬하던 이들은 자신을 향한 의혹에는 “기억한다면 믿어줄 것이냐”고 되레 반문하고 있다. 믿음은 묻는 것이 아니라 얻는 것이다.

두 초선의 잠적과 침묵에 일각에서는 정권 교체의 의지가 있는 것이냐는 자조도 나온다. 당의 쇄신을 대표하던 이들이 자신의 진정성도 관철하지 못한 채 벚꽃처럼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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