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인플루언서·정치인 등 유명인에 대해서는 성적 착취 등 기준을 위반하는 게시물을 올려도 자동 삭제 조치를 면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면제 대상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브라질 축구 선수 네이마르(사진), 동물 인플루언서 ‘더그더퍼그(Doug the Pug)’ 등 지난해 기준 58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입수한 페이스북 내부 문건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연예인·정치인·인플루언서와 일부 언론인 등 일명 ‘VIP’를 대상으로 ‘X체크’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종의 ‘화이트리스트'로 이들은 페이스북이 규정한 ‘게시할 수 없는 포스트’에 위반되는 게시글을 올려도 삭제 조치에서 면제되고 별도로 관리를 받는다.
페이스북은 ‘게시할 수 없는 포스트’ 가이드라인의 일환으로 괴롭힘, 성적 착취, 혐오 발언 등이 담긴 게시물이 자체 시스템에 감지될 경우 별도의 경고 없이 삭제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VIP의 경우 시스템이 이를 감지해도 곧장 삭제되지 않고 숙련된 직원들로 구성된 팀의 재검토를 거친다.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자신의 게시물이 삭제돼도 어떤 규정에 어긋났는지 알 길이 없지만 이들에게는 일종의 혜택을 주는 셈이다.
일례로 지난 2019년 축구 선수 네이마르가 강간 혐의로 고발당하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개인 계정에 해당 여성의 이름과 나체 사진을 게시했다. ‘동의 없는 사적 이미지'로 즉시 삭제돼야 했지만 1억 5,000만여 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네이마르의 사진은 하루 넘게 그대로 있었다.
페이스북은 애초에 유명인의 게시물을 삭제해 생길 수 있는 부정적 효과를 막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지만 화이트리스트 규모가 너무 커져 내부적으로도 문제가 제기됐다.
문제의 내부 문건은 내부고발자를 통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접수됐다. 페이스북은 “X체크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파문을 가라앉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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