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7일 경북 구미의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했다가 보수단체 회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날 오전 10시쯤 박 전 대통령 생가에 도착한 윤 전 총장이 차에서 내리자 우리공화당 관계자 등 100여명은 윤 전 총장을 가로막고 생가에 들어오는 것을 저지했다. 이들은 윤 전 총장을 향해 “윤석열 너가 여기 올 자격이 있냐”, “반역자 물러가라”, “어딜 들어가냐. 막아야 한다” 등 소리를 지르며 온 몸으로 그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의 수행원과 경찰, 보수단체 회원, 우리공화당 관계자 등 수백 명이 뒤엉켜 몸싸움을 벌였다.
혼란한 현장 탓에 윤 전 총장은 방명록도 남기지 못하고 간단한 참배 후 급히 생가를 떠났다. 원래 예정돼 있던 기자들과의 질의응답도 갖지 못한 채 다음 행선지로 이동했다. 다행히 현장에서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죄 없는 대통령을 묵시적 청탁이라는 죄를 만들어 감옥에 가둬 놓고 감히 부모를 모신 이곳을 찾을 수 있느냐”며 “정의롭지 않고 진실되지도 않은 사람이 무슨 대통령을 한다고 대권에 도전을 하냐”고 윤 전 총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자신의 SNS에 “여러 사정상 생가 전체를 둘러보지 못하고 추모관에서 참배를 드렸다”며 “박정희 대통령님이 가난과 빈곤으로부터 벗어나게 한 우리나라를 국민과 함께 반드시 재도약시키겠다”고 적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지난 2016년 이른바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특검의 수사팀장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지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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