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오후 마감 통화에도 응답했다. 북한이 지난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반발로 남북 통신연락선을 재차단한 지 55일 만에 남북 연락 채널이 정상화된 것이다.
통일부는 이날 “오늘 오후 5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마감통화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발표했다. 통일부는 남북 연락 채널이 재가동된 데 대해 “남북통신연락선이 연결됨으로써 한반도 정세 안정과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다”며 “정부는 남북간 통신연락선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조속히 대화를 재개하여 남북합의 이행 등 남북관계 회복 문제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실질적 논의를 시작하고, 이를 진전시켜 나갈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이번 통신선 복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시정연설에서 복원 의사를 밝힌 데 따른 조치다. 앞서 북한은 지난 7월 27일 13개월 만에 남북통신연락선을 복원했지만, 한미연합훈련 사전연습이 실시된 지난 8월 10일 다시 통신선을 단절한 바 있다. 이후 김 위원장인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경색돼 있는 현 북남 관계가 하루빨리 회복되고 조선반도(한반도)에 공고한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는 온 민족의 기대와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서 일단 10월초부터 관계 악화로 단절시켰던 북남통신연락선들을 다시 복원하라”고 지시했다.
다만,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통신선 복원을 알리면서 “남조선 당국은 북남통신연락선의 재가동 의미를 깊이 새기고 북남관계를 수습하며 앞으로의 밝은 전도를 열어나가는 데 선결되어야 할 중대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설 등을 통해 미국의 적대 정책과 이중 기준 철회를 남북·북미 대화의 선제 조건으로 수차례 언급해왔다.
이에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은 “남북관계의 주도권은 북한에 있다는 점을 대내에 홍보하는 한편 대남 차원에서는 '선결되어야 할 중대과제들'을 거듭 언급하면서 남측의 전향적인 입장을 요구했다”며 “남북 대화 분위기를 형성하면서 단기적으로는 남한 대선 정국에서의 평화 공세 ‘밀당’을 통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남북 정상회담 및 차기 정부와의 관계 형성에서 주도적인 지형을 확보하는 장정에 돌입한 것으로 관측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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