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창업 1세대가 많이 나온 DNA를 살려 지역의 창업 허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조명우 인하대 총장은 지난 5일 열린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에서 “대학 인공지능(AI) 융합센터에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를 결합해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창업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제조업 기반이 많은 인천의 특성을 살려 메이커 스페이스도 만들고 투자 유치도 좀 더 원활히 받을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했다.
조 총장은 “필요하면 유관 기관과 함께 창업 경진 대회를 개최한다든지 교내외 창업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나서겠다”고 말했다. 현재는 공대·의대·자연대 등에서 창업하는 교수가 5%가 채 안 되지만 이를 대폭 끌어올리고 연 30여 명 규모의 학생 창업도 크게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기안 인하대 창업지원단장은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무박 2일 시제품 메이커 스토리, 소프트웨어 해커톤, 제품 전시 오프라인 마켓, 기초 창업 교육 등 다양한 창업 지원책을 펴고 있다”며 “젊은이들이 좀 더 도전 의식과 열정을 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이사장을 역임한 박영서 3D프린팅연구조합 이사장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술 창업이 20% 늘었으나 제조 창업은 오히려 감소했다”며 “하지만 3D 프린팅을 통해 시제품을 쉽게 만들고 KISTI의 슈퍼컴퓨터를 통해 미세하게 시뮬레이션하고 디자인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 통해 연구개발(R&D)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금형도 한 번만 만들면 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3D 프린팅으로 시제품을 만든 곳이 4,000여 개사,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곳이 600여 곳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그는 “이처럼 3D 프린팅이 미래 제조업의 핵심이 될 수 있으나 중국보다 뒤져 있다”고도 했다. 황철주 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과 이 단장은 3D 프린팅에서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거들었다.
김택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뿌리연구소장은 “10~20년 뒤 교통수단이 전기차 등으로 바뀌게 될 텐데 소재와 가공 기술, 충전소까지 많은 변화가 따를 것”이라며 “이런 트렌드를 파악하면 창업 아이템을 잘 잡을 수 있고, 실험은 대학 연구실도 있고 생기원의 파일럿 플랜트도 많아 활용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생기원에는 창업뿐 아니라 업종을 바꾸려고 찾는 사람들도 많다고 했다.
김석준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예비 창업, 초기 창업, 청년 창업 등 여러 지원 프로그램이 있으나 서울·판교에 비해서는 인천의 창업 생태계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벤처캐피털(VC)도 별로 없다”면서 “인천시에서도 VC에 투자 종잣돈을 대 스타트업을 적극 지원하려고 하는데 주저하지 말고 도움을 청하라”고 권고했다.
반면 박상일 파크시스템스 대표는 “창업은 목표나 의지만 갖고 되지 않는다. 연구 결과나 독특한 아이디어로 남들이 흉내내지 못하는 게 있어야 한다”며 “엔젤투자자나 VC를 설득할 수 없다면 기존 스타트업에 합류해 핵심 멤버가 된 뒤 창업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창업을 해도 2~3년, 길어도 5년 내 승부를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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