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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글로벌 복합위기, 정부가 나서야 할 때

산업부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글로벌 공급망은 거미줄처럼 촘촘히 엮여 있죠. 전혀 상관없는 분야에서 물류대란이나 특정 부품의 수급 문제가 터졌을 때 우리 일이 아니라며 손 놓고 있으면 결국 제 앞에서 강력한 폭탄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왕왕 있더군요. 마치 나비효과처럼 말이죠.”

올 하반기 경영 전망을 묻는 질문에 대기업 A사의 한 임원이 이렇게 답했다. 주요국 항만에서 발생한 물류난과 원자재 가격 급등, 반도체 공급 부족, 중국의 전력난 등 공급망을 덮친 네 가지 위기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하고 있다는 설명을 하며 나온 말이었다.



카오스 이론에서 출발한 나비효과는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날씨를 크게 바꾸듯 미세한 변화나 작은 사건이 완전히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언론이 주목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의 복합 위기도 이 나비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현재를 만든 최초의 날갯짓은 우리 모두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코로나19다. 수많은 사람이 아프거나 사망하면서, 또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물리적인 업무 시간이 줄면서 항만에서 근무하는 하역 작업자가 부족해졌다. 그럼에도 수출입 물량은 오히려 늘어나며 항구마다 제때 처리하지 못하는 컨테이너가 쌓여갔다. 적체가 심각해지자 바다 위에는 하역 순번을 기다리는 배들이 떠돌며 일부는 기다리지 못하고 다른 항구로 향했지만 그곳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끝내 이 문제는 ‘감자튀김 대란’으로 대양 너머의 사람들에게 닿았다. “유통 업체들은 늦어도 8월에는 크리스마스 시즌 제품을 선점해야 한다”는 전망이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날갯짓은 기류를 바꿨고 거대한 폭풍우를 만들어버렸다.

그러나 수출입 업무에 종사하는 일부를 제외하면 글로벌 공급망의 복합 위기를 피부로 느끼는 이가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문제는 정부도 이렇다 할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임시 선박을 늘리거나 컨테이너선을 조기에 투입하며 물류난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지만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원자재 수급 부족, 중국의 전력난 등은 기업 상황을 점검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모든 수단을 종합적으로 끌어내 수출 기업의 피해를 막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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