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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국제일반
[여명]내년 한국 대선은 美中의 대결장

文정부 내내 지속된 친중 행보에

美도 쿼드 가입 등 중요결정 미뤄

韓 대선 결과는 美中 국익과도 직결

親美 대 親中 물밑 전쟁 이미 시작


이상훈 국제부장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지난 6일(현지 시간) 스위스 취리히 공항 인근 하이엇호텔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과 회담 뒤 회담장을 나서고 있다. 내년 한국 대선 결과는 미국과 중국의 국가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AP연합뉴스






외교의 기본은 국익이다. 공직자라면 국익에 입각해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런데 미국의 심장부에서 중국을 대변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외교장관을 어떻게 봐야 할까. 정의용 외교장관 얘기다. 그는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의 뉴욕 방문 당시 한 간담회에서 “한국을 반중(反中) 블록에 포함시키려는 것은 냉전적 사고”라고 했다. 중국의 공세적 외교에 대해서는 “경제적으로 더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하다. 20년 전 중국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한국의 외교장관이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이나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할 법한 얘기를 우리나라의 최고 혈맹이라는 미국에서 거리낌 없이 한 것이다.

미국이 유쾌할 리 없다. 사실 한미 관계는 이미 속병이 단단히 났다. 주한 미국 대사는 올 1월 해리 해리스 대사가 떠난 후 9개월째 비어 있다. 전무후무한 일이지만 이런 상황에 대한 문제 제기도 거의 보이지 않는 세상이 돼버렸다. 문재인 정부 5년 만에 벌어지는 일들이다.

이 정부의 친중 행보가 결국 내년 3월 대선을 향해 있음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그 직전인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은 이 정부가 그토록 집착하는 ‘종전 선언’의 화려한 무대로 만들고 싶을 것이다. 이를 성사시키려면 중국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이 때문에 우리 외교가 북한과 중국을 이롭게 하고 미국을 불편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말이 나온 김에 내년 3월 한국의 대선을 국제정치·외교 관점에서 한 번 생각해보자. 미국은 지금 한국과 거리를 두고 있다. 일종의 ‘스탠바이’ 같은 상황이다. 결정을 내리기에 현재의 한국은 찜찜한 구석이 많다고 보고 내년 3월 대선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고 할까. 그 단서 중 하나가 바로 ‘파이브아이스’다. 파이브아이스는 한마디로 정보 동맹체다. 미 하원은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가 속해 있는 파이브아이스에 한국·일본·인도·독일을 추가로 넣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런데 눈에 띄는 것은 미 하원 군사위원회가 한국 등을 정보 동맹에 포함할 경우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내년 5월 20일까지 의회에 제출하도록 한 점이다. 시기가 묘하다. 내년 3월 한국 대선이 끝나고 5월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다. 우리나라 신정부의 성격에 대한 미국의 판단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에 보고서를 내놓는다는 뜻이다.

이번에는 최근 이수혁 주미대사의 국정감사 발언을 한 번 보자. 그는 한국의 쿼드(Quad, 미·일·인도·호주 4개국의 안보 협력체) 가입 가능성을 묻는 질의에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아직 쿼드를 확대할 의사가 없다”며 “가입 논쟁은 시기 상조”라고 단언했다. 이 대사의 답변은 역설적으로 미 행정부가 현재 한국 정부에 기대할 게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쿼드는 물론 파이브아이스에 대한 판단도 다음 정부에서 한다는 뜻에 다름 아니다.

정권 내내 친중 노선을 견지해온 문재인 정부가 강조해온 것이 바로 ‘전략적 모호성’이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구호가 이를 잘 대변한다.

하지만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공산당에 쓴소리를 한다고 한 방에 보내버리는 중국, 게임을 일주일에 3시간만 하고 과외는 일절 하지 말라며 국민 생활을 세세히 간섭하는 중국, 전력난에 공장도 돌리기 힘든 중국을 보면서 과연 ‘경제는 중국’이라는 말이 앞으로 얼마나 유효할지 의문이다.

지금 한국 사회는 대장동으로 난리다. 가뜩이나 집값 폭등으로 여론이 악화된 판에 전대미문의 개발 비리 사건까지 터졌으니 내년 3월 대선은 아마 부동산 대선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내년 3월 대선 결과는 국제 외교에도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이번 대선은 친중 노선과 친미 노선의 격렬한 대리 전투 무대가 될 것임이 틀림없다. 이미 물밑 전쟁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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