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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간호사 1명이 환자 40명 돌볼 수 있나요"

공공노조, 1인당 환자수 비율 정하는 법 청원

해외는 비율정했는데…"요양병원 인당 40명"

현장선 "2~3년차 간호사 일 힘들어 그만둔다"

의료연대본부가 15일 서울시청 앞에서 코로나19 간호인력 기준 발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큰 대학병원 간호사는 1명당 12~20명, 요양병원은 40명까지 환자를 돌봅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가 '간호인력인권법'을 마련하기 위해 벌이는 국민동의청원의 일부다. 과중한 업무로 일터를 떠나는 간호사를 막기 위해 급기야 입법 활동이 시작된 것이다.

23일 공공노조에 따르면 이 청원글에 동의한 국민은 22일 오후 5시 기준으로 6만5,000여명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는 청원은 10만명의 동의를 얻으면, 법안 발의로 이어진다.



간호인력법은 1인당 간호사가 돌볼 수 있는 환자 수를 정하고, 병원 규모에 따라 간호사와 환자 비율을 지키도록 하는 게 골자다. 일반병동은 최대 12명의 환자를 기준으로 삼았다. 물론 현재도 의료법상 간호사 1인당 환자는 최대 12명이지만, 처벌조항이 없다보니 병원 일선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노조 관계자는 "간호사들은 밥을 먹고 화장실가는 것을 포기할 정도"라며 "이로 인해 위장병과 방광염을 얻었고, 불규칙한 교대근무로 수면장애까지 시달린다"고 설명했다.

해외는 어떨까.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간호사 1명이 최대 5명의 환자만 돌보도록 한 법이 1999년 제정됐다. 호주 빅토리아주도 2000년 간호사의 환자 비율을 강제했다. 간호사가 돌보는 환자 수가 줄면, 의료 질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2014년 벨기에를 비롯해 유럽 9개 국가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 42만여명을 대상으로 간호사 비율과 사망률 연관성을 연구한 결과, 간호사 비율이 10% 오르면, 환자 사망률은 7% 줄었다고 한다. 호주 퀸즈랜드주의 경우 간호사 인력을 늘리는 식으로 환자 수를 줄인 결과 환자 사망률이 종전 보다 12%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근로 환경 개선이 더디다보니, 해외로 눈을 돌리는 간호사도 늘고 있다. 지난달 14일 한국산업인력공단이 간호사 해외 취업 설명회를 개최한 결과 예상 모집인원의 3배가 넘는 900여명이 참가했다. 2016년과 2018년 연 행사에 각각 100여명이 참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했다. 수년 간 간호인력 부족현상을 겪던 미국은 코로나19 사태로 간호인력 수요가 코로나19 전보다 30% 이상 늘었다고 알려졌다. 독일은 10년간 간호인력이 30만명 부족할 것이라고 보고 외국인 전문인력을 유치하고 있다. 수요가 높아지면, 지원폭도 늘기 마련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180여개 의료기관과 복지시설에서 근무하는 보건의료인력이 파업 목전까지 이른 상황을 맞았다. 당시 파업을 결정했다가 철회한 보건의료노조의 요구사항은 간호 인력 확대와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이다. 파업을 철회하기 전 노조가 공개한 의료 현장은 전체 의료기관 가운데 10%에 미치지 못하는 공공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 약 80%를 치료하는 실정이었다. 한 간호사는 "한창 일해야 할 2~3년차 후배 간호사들이 일이 힘들어서 병원을 떠나고 있다”며 “의료인을 위해 정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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