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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아탑 담장 허물고…나스닥 꿈 키우는 창업요람 돼야"

[대학 기업가정신 토크콘서트- DGIST]

■ 혁신 생태계 구축 한 목소리

황철주 이사장 "기술에 영감 더해야…실리콘밸리처럼 절실함 필요"

이희재 씨위드 대표 "연구 위한 연구 아닌 실용화 위한 교육을"

국양 총장 "센서분야 집중…몸값 4조 넘는 글로벌기업 키울것"

26일 대구에서 열린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DGIST편에서 고광본(왼쪽부터) 서울경제 선임기자와 국양 대구경북과학기술원(DIGST) 총장, 황철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박희재 서울대 AI밸리 단장이 기업가 정신 고양 방안에 관해 대담을 나누고 있다./대구=오승현 기자




26일 대구에서 열린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DGIST편에서 (왼쪽부터) 이동하 DGIST 산합협력단장, 이강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이희재 씨위드 대표, 박희재 서울대 AI밸리 단장, 국양 DGIST 총장, 황철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문전일 DGIST 연구부총장, 고광본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가 토크 콘서트에 앞서 손뼉을 치고 있다.


“왜 네안데르탈인이나 구석기인이 각각 호모사피엔스와 신석기인에 의해 멸종당했나요. 조선은 왜 임진왜란을 겪고 일제 식민지가 됐나요. 혁신 생태계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박희재 서울대 AI밸리 단장·SNU프리시젼 창업가).”

“실리콘밸리에 비하면 우리는 기업가 정신이 많이 뒤처집니다. 오직 혁신만이 살길인데 혁신가도 드물고 혁신 인프라나 생태계를 만들려는 리더도 부족해요(황철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사)을 훨씬 뛰어넘어 연 4조 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을 키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기존 바이오와 정보기술(IT) 외에 센서 쪽을 전략적으로 키울 계획입니다(국양 DGIST 총장).”

“(아직 국내 대학에서 교수와 대학원생 창업자 중 나스닥에 상장한 사례가 없는데) 처음부터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실리콘밸리와 차별화된 기술 기반 창업을 했습니다(이희재 씨위드 대표·DGIST 박사과정생).”

지난 26일 DGIST에서 열린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콘서트’ DGIST 편에서는 교수·대학원생·학생 창업가와 예비 창업가, 교내·외 스타트업 대표, 지역 유관 기관 관계자들이 2시간 45분간 온·오프라인으로 활발히 참여했다.

26일 대구애서 열린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DGIST편에서 고광본(왼쪽부터)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와 박희재 서울대 AI밸리 단장, 이희재 씨위드 대표, 이동하 DGIST 산학협력단장이 기업가 정신 고취 방안을 토의하고 있다./대구=오승현 기자


황철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우선 박희재 서울대 교수는 “우리 사회가 헝그리 정신과 갈망하는 기업가 정신 분위기가 오히려 과거보다 떨어졌다”고 진단한 뒤 “죽지 않으려는 발버둥과 몸부림이 기업가 정신이다. 절실함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인류사를 볼 때 네안데르탈인이 지능·언어·도구·불을 사용한 호모사피엔스에게 멸종당하고 구석기인이 가축 사육과 유목을 한 신석기인에게 멸종당한 것은 혁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18세기 들어 영국에서 금융·기술인력·시장·특허 등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며 산업혁명에 성공한 사례도 들었다. 특히 조선이 국제 결제통화이던 은을 제련하는 최고의 기술과 뛰어난 도자기 기술을 갖고 있었으나 그것들을 일본에 빼앗기며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의 참화를 겪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제는 세계가 하나의 경기장이다. 그런데도 우리 대학은 아직도 과거 상아탑 분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논문만 쓰면 되느냐. 연구개발(R&D)을 통해 좋은 특허를 내고 이를 기술 사업화해야 한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광 장비 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인 황철주 이사장은 “세상은 급변하는데 사람들의 의식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면서 “지식에 오감을 더하면 기술로 바뀌고 기술에 영감을 더할 때 비로소 혁신이 된다”며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회사 직원이 500여 명이고 역사가 30여 년인데 경쟁사는 직원 2만 명에 역사가 70년이 넘는다며 기업가 정신으로 이를 돌파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처럼 절실함을 갖고 도전해야 이길 수 있다”며 “DGIST 등 한국 대학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나 스탠퍼드대 등에 비하면 비교하기 힘들 정도이나 그래도 혁신을 통해 이겨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희재 서울대 교수.


세계 최초로 해조류를 이용해 배양육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이희재 씨위드 대표는 “박사 과정 4년 차인데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니라 실용화·상업화를 위해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며 “대학 등 우리 사회에서 가진 역량을 효율적으로 세상에 퍼뜨려 사회문제를 풀어내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두 손을 불끈 쥐었다. 소 등 가축이 메탄을 많이 내뿜으며 기후변화를 부채질하고 있는데 기존 고기를 대체하는 배양육을 R&D해 인류 공통의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는 “아직은 실리콘밸리 선도 배양육 기업에 비해 더 싸게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R&D를 가속화해야 한다”며 “하지만 그들이 잘 쓰지 않는 해조류를 소재로 쓰는 등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으로 접근해 국제 표준을 선점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다만 그는 회사가 지방에 있어 인력난과 전후방 생태계 부족으로 수도권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며 지방에서도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해 기업이 떠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희재 씨위드 대표.


이 자리에서는 비록 국내 대학의 인프라와 환경이 미국·중국·유럽·이스라엘·싱가포르 등에 비해 뒤처져 있으나 기업가 정신과 혁신 생태계 구축을 통해 이를 극복하자는 건설적인 제안이 쏟아졌다.

국양 DGIST 총장은 “총장이 된 지 2년 반 정도 됐는데 연 매출을 몇백억 원에서 1조 5,000억 원까지 내는 기업인들을 많이 만났다. 이들은 대학의 별다른 도움을 받지 않고도 무수한 나날을 공장에서 밤새워 기술을 개발했다”며 “이런 기업가들을 존경해야 한다. 우리 대학도 교육과 연구를 혁신하고 창업가도 많이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세계 10~20등 안에 드는 기업이 되려면 유니콘을 염두에 둘 것이 아니라 연 매출 4조 원은 달성해야 한다고 기준을 제시했다. 유망 분야의 경우 시장이 500조~5,000조 원으로 커진다고 가정할 경우 세계적인 기업이 되려면 목표를 높게 잡고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전기 전자, 스마트 헬스케어, 모빌리티, 주택 등 다방면에 쓰이는 센서도 현재는 연 180조 원가량이나 4~5년 뒤에는 1,000조 원으로 커질 것”이라며 “센서연구소를 만들고 전국의 전문가를 초빙할 것이다. 센서 분야로의 창업을 유도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국양 대구경북과학기술원(DIGST) 총장.


국 총장은 “창업자 중 60~70%가량은 딱 봐도 망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차별화한 핵심 기술이 없기 때문”이라며 “대학에서 핵심 기술을 연구하고 산학 협력을 확대해 혁신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대학에서 교육도 혁신하고 임팩트 있는 연구도 해야 기술 사업화의 성과도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세계 해조류 시장은 다 차지해도 연 9조 원가량에 불과한데 배양육 및 육류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한다고 하면 연 600조 원에 달해 그중 1%만 해도 6조 원이나 된다. 그 정도로 회사를 키울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현재 75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해 데스밸리를 넘었다. 회사가 갖고 있는 기술 중 두 개는 생명공학의 난제를 풀기 위한 세계적 수준”이라며 “항상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마인드를 갖고 스스로와 멤버들을 격려한다. 계속 채찍질하고 회사를 언제까지 어떻게 끌고 가겠다는 목표를 준다. 그래야 지치지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박 교수는 “기업가는 낙천적이어야 한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며 “혁신을 통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대학원에서 좋은 기술을 이전받거나 자체 개발을 통해 기술에 기반한 경쟁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구=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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