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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주식 장기투자자에 稅혜택"…文정부와 또 선긋기

■거래소 방문…개미·MZ 표심 공략

"주식 20년 하면서 설움 많이 겪어

소액주주 피해받지 않는 제도 필요"

전 사업장 퇴직연금 의무화도 검토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발전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권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주식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주식 양도소득세나 장기 보유자에 대한 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주식 장기 보유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에 부정적인데 암호화폐 과세 이연에 이어 또 맞서는 의견을 냈다. 이 후보는 이와 함께 소액주주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는 물론 퇴직연금 강제 도입에 대한 필요성도 내비쳤다.

이 후보는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진행한 ‘주식시장 발전과 개인투자자 보호 간담회’에서 “주식시장에서 지나친 변동성을 줄이는 차원에서 장기투자를 권장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는 먼저 “금융·자산시장에서 청년들에게도 기회를 부여하는 게 꼭 필요하다”며 “투자 기회를 젊은 세대에 나눠주고 특정 수익률을 정부가 보전하면 재정 부담을 줄이고 새로운 세대에도 자산 형성 기회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식을 20년 한 사람 입장에서 소액주주의 설움을 참 많이 겪었다”며 “소액주주들이 최소한 피해받지 않는 제도를 만들면 좋겠다”고도 제안했다. 공모주 청약에 개인투자자 배정 비율을 더 높인다거나 주식시장에서 합병·분할을 반복하며 자사주를 가지고 의사 결정을 왜곡하는 것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공정하게 보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로비에 설치된 '주가상승 상징의 황소뿔'을 잡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권욱 기자




이 후보 측에서는 금융소비자보호기구를 금융감독원에서 독립시키는 방안과 의무공개매수제도 도입 등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적은 지분의 대주주 경영권을 과도하게 보호하느라 소액주주 권리에 대한 보호가 미흡하다는 인식에서다. 상장회사의 자사주 처리, 회사 분할 후 모자회사 동시 상장, 인수합병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권리 무시가 결과적으로 시장 불신을 키우고 있다는 데 이 후보도 공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의 필요성도 공감했다. 이 후보는 “앞으로 민주당·정부에서도 선진국 시스템을 신속히 도입해야 한다”며 말했다. 배포된 참고 자료에는 “7년째 제자리인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국제적 신인도 제고를 위해 MCS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퇴직연금제도의 개편도 시사했다. 그는 “소규모 사업자는 회사가 망하면 퇴직금까지 위험에 처하므로 퇴직연금 강제 가입과 강제 관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연금 세액공제 한도도 월 100만 원인데 2배 정도로 한계를 높여 시대상에 맞게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 측 관계자는 “최근 퇴직급여법을 개정할 때 퇴직연금 도입 의무화 조항은 재계 반발로 반영되지 못했다”며 “이 밖에 운용 수익률이 예금 수준에 불과한 현실을 고려해 먼저 퇴직연금 지배구조를 현행 계약형 외에 선진국처럼 기금형도 추가 도입하는 공약을 준비 중”이라고 소개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연금 수령의 세제 혜택을 늘리는 데는 공감한다”면서도 “선진국처럼 기금형을 조속 도입하겠다고 했지만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디폴트옵션제 도입이다. 우선은 미국과 호주처럼 연금 고객인 국민들의 선택권을 대폭 넓혀줘야 한다”고 아쉬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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