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이 지난 2일(현지 시간) 치러진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고전 끝에 승리를 거뒀다. 버지니아 수성에 실패한 민주당으로서는 일단 최악을 피했지만 압승을 자신했던 뉴저지에서 겨우 이겨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당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AP통신은 3일 현역 주지사인 필 머피(사진) 민주당 후보가 잭 시아타렐리 공화당 후보를 이겼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선거 과정을 지켜본 민주당원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뉴저지의 경우 버지니아와 달리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머피 후보가 10%포인트 안팎의 우위를 보였지만 적은 표 차이로 간신히 승리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고전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 미흡, 물가 상승 등 이미 노출된 악재보다 선거 전략 부재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건재를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다만 공화당의 두 후보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과 거리 두기를 한 만큼 트럼프 때리기보다는 제대로 된 공약을 제시하지 못한 것이 패착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CNN은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가 아닌 바이든 대통령에게 관심을 가졌다”고 진단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버지니아 선거 유세에 나서 공화당 후보가 이기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 전략가인 댄 세나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트럼프에만 집중했지 자신들의 업적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며 “중간선거를 앞둔 민주당으로서는 올바른 전략이 무엇인지 질문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예산안 통과와 같은 성과물이 있었으면 이번 선거가 달라질 수 있었다고 한탄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취재진이 ‘선거 전 예산안이 통과됐으면 민주당 후보가 이겼을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선거일 전에 (예산안을) 통과시켰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인프라·사회복지성 예산안 통과를 더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중도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번 선거 패배를 예산안을 즉각 통과시켜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해 법안 통과에 속도를 내기로 결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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