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해 신규 원자로 건설을 재개한다고 대국민 담화에서 밝혔다.
9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은 TV로 중계한 대국민 담화에서 "우리가 외국에 의존하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에너지비용을 지불하고 싶다면 우리는 탄소를 발생하지 않는 에너지 생산에 투자해야 한다"며 신규 원자로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세부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프랑스 2030’이라는 이름이 붙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여기에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에 10억 유로(약 1조3632억 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2017년 취임한 마크롱 대통령은 임기 초 에너지 구성에서 원자력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75%에서 2035년까지 50%로 낮추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내년 4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치솟는 에너지 가격으로 인해 프랑스 경제가 위기에 처하자 정책 방향을 바꿨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는 2007년부터 노르망디 플라망빌 3세대 원자력발전소에 원자로를 건설하고 있으나 아직 완공하지 못했다. 프랑스 국영 에너지기업 EDF는 올해 봄 신규 원자로 6개를 건설하는 계획의 타당성 조사 결과를 정부에 제출한 상태다.
프랑스의 이같은 행보는 원전 축소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독일과 상반된다. 프랑스는 원전 의존도가 여타 유럽 국가 대비 높지만, 대부분 원자로가 노후화된 상태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두고 국제 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에서 활동하는 니콜라 나스는 “마크롱 대통령이 원전으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직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으나 재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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