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자신의 초장기 집권 연장을 합리화할 ‘역사결의’ 채택과 동시에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강화에 나선다. 3연임의 이론적 근거를 확보한 시 주석의 목소리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여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입장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11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전회)는 이날 ‘당의 100년 분투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에 관한 중공 중앙의 결의(역사결의)’를 채택했다. 이로써 시 주석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자인 마오쩌둥과 개혁개방의 총설계자인 덩샤오핑을 잇는 3대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 내년 10월 제20차 공산당 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3연임에 도전할 사전 정지 작업이 마무리된 셈이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시진핑이 대내외적으로 안정적 관리에 나설 것”이라며 “특히 수세적이 아니라 주도권을 쥐는 형태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 행보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10일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 중인 미국과 중국 대표가 메탄 감축 등을 담은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 주석은 미국과 그 동맹을 향해 ‘반중 연대에 미래는 없다’는 독설도 날렸다. 그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하루 앞선 이날 공개된 기조연설에서 “(중국 견제용) ‘작은 서클’ 형성은 반드시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는 15일 열리는 미중정상회담의 목적은 긴장을 안정화하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양국이 전 세계의 경제적·전략적 영향력을 두고 다투는 상황이라 장기 궤적은 충돌로 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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