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0여년 전 IMF(국제통화기금)시절 3억대에 산 집이 현재 20억 가까이 된다며 "가책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12일 공개된 유시민 전 노무현 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 출연해 “국제통화기금(IMF) 때 3억6,000만 원 주고 산 집이 지금 20억원 가까이 간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재산이 꽤 된다"며 "꽤 유능한 변호사다. 인권변호사라고 하는게 가난한 변호사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재산 중 제일 큰 게 집 값"이라며 "제가 IMF때 주식 투자하다 날려 먹고 집이라도 사라. 이런 아내의 강권에 못이겨 샀다"고 전했다. 그러자 유 전 이사장은 "잡혀서 살만하네"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금 집값 때문에 온 동네가 난리가 일어나지 않았느냐”며 “사실 되게 가책이 느껴진다. 이 사회의 부패?부조리 구조에 혜택을 본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개발과 관련해 “자기 돈 하나도 안 들이고 정치권력과 속닥속닥해서 작업 좀 하면 수천억 원씩 해 먹는 것을 보니 내 입장에서도 배가 아프더라”며 “주변 사람은 오죽하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정치 철학과 관련해 “대학 다니면서 사법고시 공부할 때 ‘내 사욕 채우는 삶을 살진 않는다’고 삶의 지향점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너무 과하게 위험한 길을 선택하는 측면이 있다”며 “상식적 사회를 만드는 게 진짜 제 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본시리즈 공약에 대해선 “사실 (기본)주택, 기본소득 이런 것은 논쟁도 심하고 재원도 많이 들고 준비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기본)금융은 안 그렇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가 이날 알릴레오에 출연한 것은 알릴레오 측이 이 후보에 도서 추천을 요청하면서다. 이 후보는 윤흥길 작가의 중편 소설인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를 놓고 대화를 나눴다. 소설은 성남지구 택지개발이 시작될 무렵 벌어진 '광주 대단지 사건'과 관련한 소시민을 주인공으로 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이 후보는 “실제로 거의 겪은 이야기”라며 “그 안에 살았던 사람이 어쩌면 저와 우리 집하고 똑같나 (싶었다)”라며 “집을 확보해가는 과정이 사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정말 어려운 일이다. 집하면 이사밖에 안 떠오른다”고 어린 시절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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