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와 벨라루스의 국경 지역 난민 문제가 유럽연합(EU)과 러시아 간 갈등으로 번진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서방 진영과 러시아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는 EU의 벨라루스 제재를 비난하며 폭격기를 급파하는 등 벨라루스 지원을 공식화한 반면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흑해에서 군사훈련을 벌이며 러시아를 압박하고 나섰다.
13일(현지 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미국과 터키·루마니아·우크라이나 등 4개국 군함 7척이 전날 흑해 공해상에서 연합 해상 훈련을 진행했다. 흑해 북서부의 미군 함정 훈련 해역에서는 이탈리아에서 발진한 미 해군 대잠 초계기 P-8A 포세이돈 3대가 초계비행을 했고 키프로스에서 발진한 미 공군 고공정찰기 U-2S도 흑해 북서부 상공과 우크라이나 영공에서 비행했다.
흑해 해상에서 나토 회원국과 나토 가입을 추진 중인 친서방 우크라이나가 연합 훈련을 하는 일은 이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훈련은 벨라루스와 폴란드 간 국경 지대 난민 사태로 러시아가 EU를 비판하며 벨라루스를 지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돼 긴장이 더 고조됐다. 미국은 EU 회원국과 비공개로 만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군사작전을 벌일 가능성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일축하며 “미국과 나토 국가들의 흑해 군사 활동과 연안 국가들의 훈련 참여는 지역 안보와 전략적 안정성에 대한 위협”이라며 비난했다.
앞서 폴란드는 지난 8일 벨라루스에 체류해오던 중동 지역 출신 난민 수천 명이 유럽 국가로 가기 위해 자국 국경을 넘으려 하자 국경 지역에 1만 5,000명의 군 병력과 탱크, 방공 무기 등 장비를 증강 배치했다. EU도 “벨라루스가 자국에 대한 EU 제재에 보복하려고 난민들을 폴란드·리투아니아·라트비아 등의 인접 EU 국가들로 내몰고 있다”며 항공 차단 등 벨라루스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취했다.
벨라루스는 이에 대해 “벨라루스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도발적 행동”이라고 주장하며 즉각 반발했다. 이어 벨라루스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접경 지역인 벨라루스 서부 그로드노주에서 러시아군과 함께 연합 공수 훈련을 벌였다. 러시아는 전략폭격기 2대를 10일과 11일 연이어 벨라루스 영공으로 급파해 EU를 겨냥한 초계비행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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