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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부임 2년8개월 만에 中 ‘외교수장’ 양제츠 만났다

中, 미중 갈등과 종전선언 논의 과정에서 韓 필요성 커진듯

위는 지난 25일 장하성(왼쪽) 주중 대사와 양제츠 중국 정치국원의 회동 모습이고, 아래는 지난달 28일 양제츠와 리룡남(왼쪽) 주중 북한 대사의 회동 모습이다. /사진제공=주중 한국대사관, 중국 외교부




장하성 주중국 한국대사가 부임 2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중국 외교 수장인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을 만났다. 양제츠 정치국원이 주중 한국대사를 ‘만나 준 것’은 그만큼 최근 국제정세에서 한국의 중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26일 주중 한국대사관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양제츠 정치국원은 지난 25일 베이징에서 장하성 대사와 만나 양국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장 대사가 지난 2019년 4월 부임 이후 양 정치국원을 공식적으로 일대일 회동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장 대사는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급)과 만났을 뿐이다. 공산당 정치국원인 양제츠는 중국 직제상으로 공산당 중앙위원인 왕이의 윗선으로, 중국 외교 정책을 실질적으로 총괄한다.

중국측 발표에 따르면 양제츠 정치국원은 장 대사와 이번 첫 회동에서 “현재의 중한 관계 발전이 양호하다”며 “내년은 중한 수교 30주년이 되는 해로, 양국은 이를 계기로 고위급 교류와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각 분야 교류 협력을 확대하며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더 새로운 발전을 맞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장 대사는 “한국은 한중 관계의 발전을 매우 중시하고, 중국과 함께 양국 수교 30주년 축하행사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원만한 성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또 양측은 또 한반도 문제 등 공통 관심사안에 대해서도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아울러 양 정치국원은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영도 하에 중국 인민은 더욱 앙양된 자세로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적으로 건설하는 새로운 길에서 분투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세계에 더 많은 발전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중 한국대사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양측이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중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한반도 문제 등 공통 관심 사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내년이 한중 수교 30주년 되는 해로 교류협력 강화하겠다는 것은 일반적인 이야기다. 이번 면담에서 중요한 것은 고위급 교류 확대와 베이징 올림픽, 그리고 한반도 문제 등 공통 관심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한국 외교장관이나 각급 인사들, 최근에는 대선 후보들까지 만나지만 중국에서 우리 외교관들의 교제 범위는 상대적으로 좁은 편이다. 그런 가운데 양제츠 정치국원이 장 대사와 처음 회동한 것은 그만큼 한국이 최근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즉 미중 갈등 상황에서 한국의 지지 혹은 최소한 반대를 못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진 셈이다. “내년 고위급 교류를 강화한다”는 점에서는 내년 2월 베이징 올림픽에 한국 대통령의 방중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를 이유로 2년째 안 되고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도 여전히 가능함을 암시하면서 이번에도 한국의 의사를 타진해보는 것이다. 최소한 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외교적 보이콧’에 참여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한미간에 종전선언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에 논의했다는 “한반도 관련 공통 관심 사안” 가운데 종전선언이 포함됨은 당연하다.

최근 중국은 한국에 부쩍 성의를 보이고 있다. 시진핑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화상 정상회담을 가진 다음날인 지난 17일 우장하오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가 장 대사를 직접 만나 회담 내용을 설명해 주기도 했다.

중국의 전통적인 우방인 북한에 대한 배려도 여전하다. 실제로 양제츠는 우리 장하성 대사에 앞서 한달 전인 지난달 28일 리룡남 주중 북한대사와도 면담했다. 이어 당대당 협력 차워에서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장관급)이 이달 23일 리 대사와 회동하기도 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내년 올림픽 계기 방중은 점차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아예 포기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지난 도쿄 올림픽에서의 불참으로 북한은 내년 베이징 올림픽에도 선수단 파견이 금지됐다. 특히 내년에도 코로나19 상황이 여전하면서 북한 인사의 해외 순방이 실현되기는 쉽지 않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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