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도 30일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발생했다. 집단감염 사례가 나온 포르투갈에 이어 영국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방문 이력이 없는 사람이 감염자로 확인돼 이미 오미크론 변이가 전 대륙으로 퍼졌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미국은 부스터샷 접종을 독려하고 나섰다.
29일(현지 시간) 미 CNN 집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여행 제한 조치를 발표한 국가는 최소 70개국에 달하지만 이미 전 세계로 변이가 확산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는 남아공 연구진이 그 존재를 발견해 24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하면서 전 세계에 알려졌다. 코로나19 발발 초기나 올여름 델타 변이 발견에 비하면 ‘조기 발견’이라는 국제사회의 호평이 나오지만 따져보면 첫 출현 후 WHO 보고까지 약 2주간의 공백이 있었다.
남아공 보건 당국이 WHO에 보고한 것은 24일이고 WHO는 26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새 변이를 ‘우려 변이’로 지정하고 오미크론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각국이 남아프리카발 입국자를 막기 시작한 26일 이전부터 남아공에서는 이미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증가했고 잠복기를 고려하면 아프리카는 물론 여러 대륙으로 감염자가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30일 네덜란드는 자국에서 오미크론 감염이 처음 보고되기 일주일 전에 채취한 2건의 테스트 샘플에서 오미크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네덜란드 지역사회 감염이 이미 진행 중일 가능성이 커졌다.
포르투갈에서는 프로 축구단 선수와 직원 등 13명이 집단으로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다. 이 중 최근 남아공에 다녀온 사람은 선수 1명이었다. 당국은 나머지 사람들은 포르투갈 내에서 걸렸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영국 스코틀랜드에서는 이날 6명이 오미크론 변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중 일부는 남아프리카를 여행한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에서도 첫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왔다. 3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당국은 28일 나리타공항을 통해 남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입국한 30대 나미비아 남성이 오미크론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 남성과 동행한 가족 2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고 지정된 시설에 격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니콜 이렛 미 워싱턴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여행 금지령을 내릴 정도로 충분한 정보를 가질 때쯤이면 이미 늦었을 때”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부스터샷 대상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다음 주 화이자 부스터샷 대상을 16세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승인할 계획이다. 조만간 화이자가 FDA에 16~17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 승인을 신청할 예정인데 FDA가 일주일 안에 이를 승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 기존에 접종한 백신의 효과가 없을 수 있다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기존의 코로나19 백신이 새 변이 오미크론에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