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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팁] 직장인들의 '스탠딩 워크'…디스크 피하려다 관절염 올 수도

염승철 광주자생한방병원장

염승철 광주자생한방병원장/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강 대리(34)의 책상에는 의자가 없다. 2년 전 회사가 서서 일하는 방식인 ‘스탠딩 워크’를 도입하면서 업무 환경을 바꿨기 때문이다. 강 대리는 중학생 때 발견한 척추측만증으로 치료를 계속 받아왔다. 서서 일하는 방식이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될 거란 생각에 그 이후 스탠딩 워크를 지속해 왔다. 그런데 최근 왼쪽 무릎에서 시큰거림과 함께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가까운 병원을 찾은 강 대리는 초기 무릎 관절염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는다. 원인을 찾던 중 2년 전 시작한 스탠딩 워크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이 미쳤다.

척추질환은 사무직에 종사하는 직장인들의 대표적인 고질병으로 꼽힌다. 하루 종일 자리에 앉아 컴퓨터 앞에서 일하다 보니 허리에 부담이 쌓이는 탓이다. 앉은 자세는 선 자세보다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이 1.5배 가량 커지기 때문에 허리 디스크(요추 추간판탈출증) 등 척추 질환의 위험성을 높인다.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스탠딩 워크다. 서서 일하면 척추 건강에 도움이 되고 업무 능률도 높일 수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도입하며 유명세를 탄 스탠딩 워크는 국내에도 빠르게 정착했다. 각종 기업 뿐 아니라 관공서에서도 스탠딩 워크를 적극 도입하거나 희망자에게 관련 물품 구입을 지원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강 대리의 경우처럼 스탠딩 워크가 건강을 위한 만병통치약이 아닐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오래 서서 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몸의 하중이 하체로 쏠려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짝다리 자세처럼 잘못된 자세로 업무를 지속할 경우 체중 부담이 한쪽 무릎에 쏠려 관절의 손상 및 마모를 촉진시킨다. 이는 시큰거림이나 열감, 통증과 같은 증상으로 이어지며 퇴행성 관절염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된다. 장시간 서 있으면 전신 근육의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해 통증이 더욱 커질 수도 있다. 관절과 연골은 한번 손상되면 완치하기가 매우 어렵다. 나이가 들수록 회복 능력도 떨어지기 때문에 증상이 의심된다면 하루라도 빠른 시기에 치료와 관리에 나서는 것이 무릎을 지켜내는 왕도라 할 수 있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약침, 침,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무릎 통증의 원인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를 진행한다. 먼저 추나요법으로 한의사가 직접 틀어진 무릎 관절의 위치를 바로 교정하고 관절 변형을 막는다. 이후 한약재의 약효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을 통해 빠르게 염증을 없애고, 침 치료로 주변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킴으로써 통증을 줄인다. 관절에 영양을 공급해 회복을 돕는 한약을 환자 증상에 맞게 복용하면 더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관절염에 대한 침 치료의 효능은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지난해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메디슨’(Frontiers in Medicine)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무릎 관절염에 대한 침 치료의 효능을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논문에 실린 연구에서는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무릎 관절염으로 침 치료를 받았던 환자 8,605명과 침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 2만5,815명의 무릎 수술 시행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대조군의 무릎 수술 시행률이 침 치료를 받았던 환자보다 약 3.5배 높았다. 이러한 경향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두드러졌다. 노인이나 여성의 경우 침 치료를 받았을 때 무릎 수술을 시행 받을 확률이 약 80%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서 일하는 방식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장시간 한 자세 혹은 잘못된 자세로 일하는 습관이 무릎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스탠딩 워크를 시행 중이거나 고려 중인 직장인이라면 근무시간 중 한 시간에 최소 5분씩 업무 환경 주변을 걷거나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등 무릎에 쌓인 긴장을 풀어줘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자. 연말을 앞두고 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직장 생활 중 나도 모르게 무릎을 혹사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잠시 평소 습관을 되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염승철 광주자생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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