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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3대 저항가수' 포크 대부 양병집 별세

이농향도 등 사회 비판…군사정권서 금지곡·방송 부적격 판정도

지난달 자전적 소설 '밥 딜런을 만난 사나이' 출간해

[연합뉴스 자료 사진]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970년대를 풍미한 '1세대 포크 가수' 양병집(본명 양준집)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70세.

26일 가요계에 따르면 양병집은 친분이 있던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와 생전 자주 찾던 마포구의 한 단골 카페에서 약속을 했으나 나타나지 않았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카페 주인이 112에 신고해 경찰이 자택에서 고인을 발견했다.



고인은 음악의 꿈을 좇아 서라벌예대 음대 작곡과에 입학했지만 부친의 반대로 음악학도의 길을 접고 증권회사에 입사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도 음악을 향한 그의 꿈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고인은 입사 1년여 만인 1972년 한 포크 콘테스트에 동생 양경집의 이름으로 참가해 3위로 입상했다. 당시 부른 노래가 바로 밥 딜런의 '돈트 싱크 트와이스 잇츠 올 라잇'(Don't think twice it's all right)에 스스로 노랫말을 붙인 그의 대표곡 '역'(逆)이었다. 주최 측은 시상식에서 그의 이름을 '양병집'으로 잘못 불렀는데, 그는 이를 계기로 아예 양병집이란 예명을 정했다고 한다.

그의 노래는 현실을 비꼬는 노랫말과 구수한 가락으로 당시 젊은 지성인의 심금을 울렸다. 이 때문에 김민기, 한대수와 함께 1970년대 3대 저항가수로 불렸다. 고인은 '서울 하늘 1'에서는 '나도 출세 좀 하고 싶어서 일자리를 찾아봤으나 내 맘대로 되지 않습디다…두 번 다시 안올랍니다'란 가사로 당시 사회 이슈였던 '이농향도'(離農向都)를 정면으로 꼬집었다. 이 때문에 이 음반은 발매 1년 4개월 만에 금지곡과 방송 부적격 판정을 받는 등 고인은 독재 정권 아래에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양병집은 이후 호주로 이민을 떠난 뒤 1999년 한국으로 돌아왔고, 2005년에는 7집 '페이드 어웨이'(Fade Away), 2013년에는 8집 '에고&로고스'(Ego&Logos)를 발표했다. 고인은 불과 약 1개월 전에는 풍자적인 노랫말로 사회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자신의 음악 여정을 풀어낸 자전적 소설 '밥 딜런을 만난 사나이'를 펴내기도 했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는 "양병집은 신랄한 '언어의 풍자가'로, 미국 포크곡에 우리나라 현실을 접목해 한국적 포크를 개척했다"며 "여기에 토속적 요소를 도입하고자 수고를 기울인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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