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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R&D 투자가 섬유강국 부활의 열쇠

김기준 한국섬유산업연합회 부회장





섬유가 과연 사양산업일까. 유망하다는 산업들의 세계시장 규모와 비교해보자. 오는 2030년 기준 반도체는 8,085억 달러, 2차전지는 지금보다 10배 성장해 3,517억 달러, 자율주행 자동차는 6,565억 달러로 예상된다. 섬유는 전 세계 시장 규모가 지난 2020년 1조 달러, 산업용 소재로의 이용에 힙입어 2028년 1조 4,125억 달러로 예상되는 유망한 산업이다.

우리나라는 섬유산업 강국이었다. 1985년에는 섬유제품 수출 세계 4위, 1987년에는 단일 업종 최초로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했다. 당시 경제 발전을 견인하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던 섬유의 위상은 지금의 반도체나 자동차와도 견줄 정도였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섬유산업은 수출과 생산, 부가가치 등 모든 지표에서 하락하는 추세다. 국내 인건비 상승에 따른 생산 기지의 해외 이전, 중국 등 경쟁국의 약진 등 여러 이유가 있다. 하지만 핵심적으로는 최근의 글로벌 동향인 친환경과 디지털 전환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고 평가된다.

하지만 섬유산업의 새로운 기회는 도처에 있다. 그중 하나가 친환경 소재의 개발이다. 명품 샤넬·에르메스부터 스포츠 용품 전문 나이키·아디다스 등 200여 개 글로벌 브랜드들은 2030년까지 친환경 섬유 소재 이외의 사용을 금지하는 패션 팩트(Fashion Pact) 협약에 서명했다. 앞으로는 생분해 소재나 재생 소재를 사용하고 온실가스와 유해 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디지털 기반 공정을 거쳐 제품을 생산해야 비로소 글로벌 브랜드에 원사와 원단, 의류 판매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또한 미래 산업용 소재도 유망하다. 전기차 부품, 우주선 동체, 수소저장탱크, 풍력발전기 날개 등 새롭게 성장할 미래 산업용 소재는 보다 가볍고 강한 특성을 요구한다. 섬유 강국인 주요 선진국들은 섬유를 철이나 플라스틱을 대체할 미래 첨단 기술의 집합체로 인식하며 일찍부터 집중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기업들의 첨단 소재 개발 역량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친환경과 디지털 전환이 융복합적으로 요구되는 글로벌 섬유 시장 변화에 재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산업구조를 대전환시킬 혁신과 노력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우리는 원사, 직물, 염색과 완제품 생산까지 전 과정을 수행할 기술 기반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격차로 인해 세계시장 진입 장벽이 높고 비용과 리스크가 큰 친환경 첨단 기술 개발에 섣불리 도전하기에는 중소기업 중심의 섬유산업 독자 노력만으로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가장 효과적인 대안으로 친환경, 디지털 전환 중장기 기술 개발을 통해 산업구조를 개편하고자 지난 2년간 140여 명의 산학연 전문가들이 참여하면서 섬유산업계의 모든 연구 역량을 결집한 결과 ‘미래 대응 섬유 고부가 전략 기술 개발 사업(7년간 6,000억 원 민관 R&D 투자)’을 기획했다.

2030년 고부가가치 기간산업으로의 화려한 재기를 꿈꾸며 섬유산업계 모두의 염원을 모아 15년 만에 마련한 중장기 R&D 사업이 예비타당성을 통과해 우리나라가 세계 섬유산업 강국으로 부활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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