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두 번째로 생산성이 높은 현대자동차 앨라배마공장의 비결은 ‘높은 노동 유연성’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공적인 전기차·자율주행차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국내 공장의 노동 유연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1일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정만기(사진) 회장은 지난 7일(현지 시간) 미국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에 위치한 현대차 공장을 방문해 앨라배마공장 법인장인 김의성 전무와 간담회를 열었다. 앨라배마 공장은 미국의 경영 컨설팅 회사인 올리버 와이만이 낸 ‘2021년 자동차 공장 생산성 평가’에서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생산성이 높은 공장으로 집계됐다.
김 전무에 따르면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 유연성이 높은 것은 반도체 수급, 코로나19 확산 등에 따라 생산량이 바뀔 때마다 현지 인력 지원 기업을 통해 비정규직을 고용해 대처하기 때문이다. 미국 산업사회에서는 임시직이 일반화돼 있고 몽고메리 공장 근로자의 7~8% 정도가 이 같은 임시 근로자다. 현대차는 임시 근로자를 활용해 코로나19 이후 시시각각 변화하는 인력 수급에 대한 애로나 정규직 근태 변화에 대응함은 물론 5개 차종별 생산을 반도체 수급이나 시장 수요 변화에 맞춰 탄력적으로 조정해가면서 생산성과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차종별 생산량을 노조와 협상해 조정하는 게 일반화돼 시장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없는 것과 대조된다.
미국 정부는 주정부의 훈련 센터를 통해 인력 수급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게 김 전무의 설명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인력 유입 축소와 연방정부의 실업수당 지급 정책으로 인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주정부의 훈련 센터를 통한 교육 훈련 지원은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에 정 회장은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세계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스마트 공장, 전기 동력차, 자율주행차 도입 확산이 필요하다”며 “시장 변화에 대한 유연 생산이 절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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