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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美 인력난 곧 끝나"…공급망 연내 회복 자신

■미 상원 Fed 의장 인준청문회

[파월 공급망 낙관 이유는]

美 확진자 이달말 전후 정점 예상

운송·소매 노동자 빠른 복귀 가능

작년 11월 도매재고 1.4% 증가

기업들도 공급난에 빠르게 적응

中 제로코로나發 생산차질 현실화

일각선'최악 공급난' 우려 목소리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크랜베리타운십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의 냉동식품 선반이 11일(현지 시간) 텅 비어 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해 산업 각 부문에서 결근이 속출하면서 공급망 차질이 빚어진 탓이다. /AP연합뉴스


11일(현지 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에 출석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가격 안정을 이룰 수 있다고 자신한다”며 “공급망 문제도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파월 의장의 기대와는 정반대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이날 “코로나19로 아픈 직원들이 일하러 나오지 않으면서 식료품점의 선반이 비고 있다”며 “제품 공급도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이날 앨버트슨스(-9.75%)와 크로거(-2.83%), 월마트(-0.28%) 등 소매 업종 기업들의 경우 공급망 문제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증가 문제로 주가가 하락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 역시 “지금도 서부 해안의 롱비치와 LA항을 보면 여전히 기록적 수준의 대기 선박이 있다”고 시인했다.

◇마트 선반 비는데도 공급망 개선 기대 이유는=이 같은 상황에서도 파월 의장이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인 공급이 완화할 수 있다고 얘기한 이유는 뭘까.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전문가 전망치는 전년 같은 달 대비 7.0% 상승. 미국의 물가 상승세는 갈수록 가팔라지는 상황이다.

우선 파월 의장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영향이 단기적일 것으로 봤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를 포함해 코로나19 환자 급증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짧을 수 있다”며 “이것이 연준의 계획을 탈선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의학계에서는 1월 말을 전후로 코로나19가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이미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입원하거나 사망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잘 지낼 가능성이 높다”고 했을 정도다.



이는 코로나19로 이탈한 노동력이 빠른 속도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미 항만과 내륙 운송 인력, 소매점 노동자들의 조기 복귀가 가능하다. 파월 의장은 “사람들은 다시 돌아오게 될 것”이라며 “예전 같은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이는 공급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 기업이 공급난에 적응하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그는 “미 경제가 매우 역동적이어서 공급 측면에 관해서도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며 “새로운 기업이 생기고 오래된 기업은 죽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는 공급난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업체들도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는 뜻이다.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도매 재고가 전월보다 1.4% 증가한 7,711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1.2%를 웃돈 것이다. 전년 대비로는 15.9% 늘었다. 10월 도매 재고 역시 전월 대비 2.3%에서 2.5%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로이터통신은 “광범위한 재고 증가는 공급 병목현상이 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마지막으로 파월 의장은 공급망의 자연 회복을 기대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수요 공급의 불일치가 어느 정도 스스로 해결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더 많은 공급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수요가 감소하게 돼 수급 불균형 개선이 빨라질 수 있다. 그는 “(수급 불균형을) 조정하기 위한 부분적 해답은 수요 변화이며 더 큰 부분은 공급 회복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봉쇄 따른 생산 차질이 변수=그러나 중국의 코로나19로 인한 봉쇄에 따른 공급망 악화가 이미 현실화한 점은 상황이 파월 의장의 기대대로 돌아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초강력 방역 조치 때문에 삼성전자·도요타 등 세계적 기업들의 중국 내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베이징 올림픽이 20여 일 남은 시점에 오미크론의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하면서 코로나 발생 도시 봉쇄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2일 산시성 시안이 전면 봉쇄된 데 이어 이달 4일에는 허난성 위저우, 11일에는 허난성 안양이 전면 봉쇄됐다. 전면 봉쇄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동 제한을 가하는 준(準)봉쇄가 베이징 인근 톈진과 허난성 정저우·쉬창·뤄양, 저장성 닝보, 광둥성 선전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이미 중국의 인력과 물류 통제는 엄격했는데 최근의 전면 봉쇄는 코로나19 초기인 지난 2020년을 연상케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이들 도시의 산업 생산량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다. WSJ는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시안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생산 인력 부족을 겪고 있어 생산량도 단기적으로 소폭 감소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역시 시안에 공장을 두고 있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지난달 말 봉쇄 조치로 공장 근무 인력을 줄이면서 D램 생산량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시 당국의 전수조사 방침에 따라 톈진 합작공장의 가동을 10~11일 이틀간 중단했다.

폭스바겐도 저장성 닝보에 이어 톈진 공장을 일시 폐쇄했고 나이키와 아디다스·유니클로 등에 제품을 공급하는 선저우인터내셔널그룹도 일부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다. 아이폰 생산 업체인 폭스콘은 가동 중단에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광둥성 선전 공장의 직원 일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중국의 코로나19 무관용 정책에 간헐적인 생산과 공급망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이로 인한 세계경제의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프레더릭 뉴먼 HSBC 아시아경제리서치 공동책임자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이 세계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더 커진 상태이기 때문에 최악의 공급망 차질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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